'불타는 얼음' 개발 가능성 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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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속에 묻혀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바다 속에 무궁무진하게 묻혀 있어 미래 청정에너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 18일자는 캐나다 국립연구원(NRCC) 존 리미스터 박사팀이 가스 하이드레이트 세 종류 중 인공으로밖에 만들 수 없었던 '구조-H'라는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자연 상태에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리미스터 박사팀은 캐나다 서부 해안에서 채굴한 가스 하이드레이트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구조-H'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그동안 자연상태에서는 없는 것으로 알았었다. 연구팀에는 한국에너지연구원 서유택 박사와 공주대 이종원 교수가 당시 NRCC 연구원 자격으로 참여했었다. 두 사람은 각각 논문의 2, 3저자로 등재됐다.

'구조- H' 형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200~500m의 얕은 바다 밑에도 묻혀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연구 결과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 더욱 넓어졌다. 다른 구조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수심 1000m 이하의 깊은 바다에서만 있을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해저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는 이런 깊은 해저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런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얕은 바다인 캐나다 서부 해안에서 어선의 그물에 다량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걸려 올라오는 것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1㎥ 크기의 덩어리를 녹이면 170㎥ 정도의 가스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 활용 가능성이 크다. 동해 바다에는 약 6억t가량(국내 소비 천연가스의 30년치), 전 세계적으로는 약 10조t이 바다 속에 묻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호츠크해에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서 높이 500m 정도의 가스 기둥이 수없이 솟구쳐 오르고 있기도 하다.

◆ 순도 높은 고체 메탄=가스 하이드레이트 형태로 바다 속에 묻혀 있는 것 대부분이 고체 메탄이다. 메탄을 태울 때는 휘발유나 알코올 때보다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절반 이하다. 현재 연료로 쓰고 있는 천연가스보다 메탄 천연가스의 순도가 높다. 그만큼 불순물이 적고 품질이 좋다. 또 메탄을 가공할 때는 현재의 천연가스 정제 시설 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일본.인도 등 상당수 국가가 고체 메탄을 시험 생산하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 가스 하이드레이트=겉으로는 얼음처럼 보이지만 공기 중에 놔두면 물과 가스로 변한다. 거기에 불을 붙이면 라이터 가스처럼 불이 붙는다. 메탄.에탄.프로판.이산화탄소.질소.산소 등이 서로 엉겨붙어 고체 형태로 있다. 그러나 채굴과 안정적인 보관이 어렵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구조로 볼 때 '구조-Ⅰ' '구조-Ⅱ' '구조-H'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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