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진행 아나운서 대거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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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그동안 TV·라디오방송 진행에서 인기연예인 등에 가려 활동이 다소 침체됐던 아나운서들이 최근 비중 있는 프로의 진행자로 나서거나 분야별 아나운서 전문화를 적극 추진하는 등 제자리 찾기 움직임이 활발하다.
KBS, MBC 양 사에 얼마 전부터 불기 시작한 이 같은 바람은 최근 KBS-TV 프로그램개편 때 두드러져 아나운서들의 입지가 크게 강화됐다.
신설 프로 중 교양분야에서는 KBS-lTV 『6시의 내고향』(월∼목요일 오후 6시)에 박용호·이금희 아나운서, 2TV 『기동취재현장』(월∼금요일 오후 8시55분)에 원종배·정미홍 아나운서 등이 기용됐고 다른 부문에서의 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KBS아나운서들은 아울러 남녀아나운서의 분야별 전문화를 위해 지난 23일 본관회의실에서 아나운서 1백여명(지방대표 포함)이 모인 가운데 「아나운서 새바람 91운동」을 갖기도 했다.
급변하는 방송구조개편 분위기 속에 스포츠·MC·DJ 등의 분야에서 아나운서별 전담제를 통해 활로를 뚫자는게 이들의 추진방향으로 이미 스포츠부문의 경우 TV중계 때 종목별로 담당아나운서가 정해져있는 상태다.
MBC도 예전에 비해 다소 늘어난 추세로 지난달 말 TV프로개편 때 새로 생긴 『MBC뉴스와이드』에 정혜정 아나운서가 공동 진행자로 들어섰고 『MBC마감뉴스』에 성경환 아나운서가 기용됐다.
이 같은 아나운서의 프로진행자 기용은 라디오에서도 점차 늘어나는 양상이며 방송사안팎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과거 경쟁자 없던 시대에서 인기연예인·전문MC들의 등징으로 위상이 흔들린 아나운서들의 이 같은 부각은 방송의 전문성, 방송사 내부의 경영압박에 따른 내부인원 활용, 정보·교양프로 증가 등에서 연유했다는게 방송사 간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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