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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가사노동-월보수로 치면 42만원선|여성개발원 전국 성인남녀 2,500명 의식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우리나라 주부는 3명중 2명 골로 취업하고 싶어하며 취업욕구가 강할수록 생활에 권태감을 느끼는 등 비 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여성개발원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20∼60세 성인남녀 2천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여성의식과 생활실태에 관한 연구」에서 밝혀진 것.
조사대상 여성중 미 취업주부의 경우 취업희망률은 64.9%. 이들은 경제적 필요(40.2%)나 노후보장(2.8%)보다 자신만의 생활(30.5%), 또는 자기발전(8.3%), 시간적 여유처리(8.1%)등을 위해 취업하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혼·미혼을 막론하고 취업하지 않고 있는 여성 가운데 비 취업상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자가 37.3%. 이들 가운데는 직업을 갖고 싶지 않거나 취업의사를 뚜렷이 정하지 않은 이들도 8.0%를 차지하고있어 이채롭다.
한편 미 취업부인을 둔 기혼남성 가운데 부인의 취업을 희망하는 이는 30.8%로 그 이유도 대부분 경제적 필요(67.3%)에 머물러 있어 여성의식과 차이를 보이고있다.
가정 내 돈 관리를 하는 이는 부인들(68.1%). 배우자와 상의하지 않고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자는 남녀 모두 11%를 약간 웃돌았으나, 남성은 평균 1천2백61만5천원, 여성은 평균 4백37만4천원으로 액수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 성인 남녀들의 하루평균 가사노동시간은 ▲미혼여성 1시간49분 ▲미혼남성 36분 ▲기혼여성 5시간29분 ▲기혼남성 38분. 취업주부의 경우 전업주부보다 하루 평균 1시간51분 정도 가사노동을 덜하고 있으나 직장근무까지 감안할 때 하루평균 14시간 이상 노동하는 셈이어서 취업여성들의 이중노동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사도 노동이므로 보수를 받아야한다는 견해에 찬성하는 이는 46.7%, 반대는 38.6%였다. 가사노동을 화폐가치로 평가해 주부들이 매긴 금액은 평균 42만4천원. 최저 5만원에서 최고 5백만원까지 매기고 있어 가사노동에 대한 주부들의 평가가 각기 크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여성도 직업적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70%), 남편이 부인의 사회활동을 지원해야한다(91%)고 여기면서도「남편은 바람을 피우더라도 부인은 정조를 지켜야한다」(60.6%)거나 「부인이 취업해도 집안일과 자녀양육은 부인책임」(43%),「여성이 아무리 똑똑해도 사회적 지위는 남편에 의해 결정된다」(46%)고 여겨 여성의 사회적 역할 면에서는 진보적이나 가족 안에서의 역할은 여전히 전통적인 의식을 고수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홍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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