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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논술] 테마논술-장애인과 사회복지

중앙일보

입력

[논제]

우리 주변에서 자폐나 발달 장애 및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몸이 조금 불편한 우리의 이웃임에도 불구하고 따가운 시선과 사회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 없이 함께 웃으며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주제 맛보기]

"ㅇㅇ아! 너 지난번 TV에 방송된 야생소년 봤어?"

"어어, 봤어. 너무나 불쌍하더라. 그 애 아빠도 많이 힘들어보였어."

"맞아, 보통 그 방송에서는 가해자, 피해자가 나눠지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아니더라. 두 사람 다 너무 안됐어."

지난 2일 SBS TV에서 방송된 한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의 복지 상태가 얼마나 열악한지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야생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내용에서는 쓰레기장 같은 폐가에 알몸으로 갇혀 지내는 발달장애 소년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추운 겨울 외딴 집에서 알몸으로 머리를 풀어 헤친 소년은 말조차 하지 못하며 흉측한 울부짖음만 내며 홀로 살고 있었다. 허름한 집안은 오물로 가득했고, 장애아 소년은 가끔 소년의 아버지가 주는 밥을 동물처럼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보다 우리에게 더욱 마음 아픈 사연으로 다가온 것은 이 소년의 아버지가 아들의 발달 장애를 돌봐오다가 정신분열증에 걸려 이 같은 방치 아닌 방치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논술 네비게이션]

논술의 첫 번째 관문은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출제자가 요구하는 대로 글을 쓰는 것이 다. 위 논제에서는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없이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원한다. 따라서 글을 쓸 때 해결안 제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앞부분에서 사회적 문제인식을 언급한 후 현실적인 해결안을 체계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장애인 인권과 관련해서 논술할 때는 크게 '사회복지'와 '평등'을 염두에 두면 접근하기가 용이할 것이다. 사회복지에 대해서 언급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의 문제점, 선진국의 장애인 복지 모범사례 등을 배경지식으로 알고 있으면 논지를 전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평등'과 관련해서는 획일적인 평등이 아니라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평등에 대해 언급하면 보다 구체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서론에서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밝히는 것으로 글의 시작을 여는 것이 쉬운 접근이다. 먼저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으로 문제인식을 밝히는 내용으로 글을 시작한 후 본론에서 우리나라의 열악한 장애인 복지 현황과 장애에 대해 편파적인 시선을 갖는 일반 시민의 모습에 대해 써 나간다면 무리 없는 전개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결방법을 써주는 것이 관건이다. 본론의 끝 부분이나 결론에서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데 무턱대고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기보다 정부차원에서 할 일, 그리고 우리가 바꿔야할 자세로 나누어 쓴다면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룬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다.

[신문으로 배경지식 쌓기]

(1) 우리 나라의 장애인 복지 실태

정부는 올해도 때맞춰 복지시설 쿠폰제 도입 등을 담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상당수가 재탕이어서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장애인들이 축제는커녕 머리띠를 두르고 있는 이유는 뭔가. 참여정부는 대선과 총선 공약, 참여복지 5개년 계획 등을 통해 장밋빛 공약을 쏟아냈지만 장애수당 확대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제대로 지킨 게 별로 없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어 2005년에 시행하고 장애인 연금을 도입한다고 해놓고는 감감무소식이다. 장애인 의무 고용을 확대한다고 했지만 정부산하기관이나 투자기관의 상당수가 기준치(2%)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장애인의 월평균 가구소득이 일반가구의 52%에 불과해 빈곤에 노출돼 있다.

배울 기회도 차단돼 25%만이 특수교육을 받고 있다. 그나마 특수학급이 초등학교에 몰려 있어 중.고등학교에서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 졸업 후 직업 재활 교육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동권 보장 관련 법이 만들어지고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좀 늘었다고 하지만 장애인들이 맘 놓고 다니기는 여전히 불편하다.

올해 장애인 예산은 1조1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27%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7%)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래 갖고는 선진국 문턱을 넘기 어렵다.

중앙일보 2006.04.19

(2)선진국의 장애인 복지

좀 산다는 나라들은 장애인을 생활하는 주체로 보고 하루하루의 생활을 비장애인과 똑같이 누릴 수 있도록 문밖으로 나가 지원한다. 장애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각종 권리행사를 하고 문화적인 삶을 누려야 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동선에 따라 필요한 복지 욕구를 도출하고 이에 응답하는 것을 정부의 기본적 책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장애 종류와 정도.경제력.집안을 포함한 지역사회 환경 등을 고려, 어떠한 서비스가 얼마 동안 필요한지 섬세하게 계산해 개인별 수준에 맞게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이 이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면 정부는 사정평가 후 지원할 의무가 주어진다. 영국 등 선진국의 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중심 지원모델이다.

일터에 나가 일하는 중증장애인들은 심지어 택시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밀착 서비스를 하며 때로는 동반 고용 형태로 비장애인과 함께 경제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럴 경우 장애인을 고용한 기업도 그로 인한 손실이 없기 때문에 고용에 대한 편견도 줄어든다. 일반 일터에서 일하기 힘든 장애인들은 정부가 편의시설을 갖춰 설립한 기업에서 숙련공으로 거듭난 뒤 전직할 수 있다.

중앙일보 2006.04.19


[실전 논술-장애인이 웃으면서 살 수 있는 사회 만들려면…]

우리나라는 실로 적지 않은 비용을 사회 복지 예산으로 편성하고 있다. 그러나 자폐아 재활과 치료를 돕는 전문 기관은 턱없이 적고 인력도 미비하다. 따라서 수십만의 자폐, 발달 장애, 정신 지체의 환자와 가족은 대책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주변을 한번 둘러보면 과거와 달리 발달장애, 자폐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주목해야할 사회적 현상의 하나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자폐아들은 부모 책임으로 가정에서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쯤으로 인식돼 왔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데 장애아를 둔 가정은 무너지게 되는 것이고 사회의 기초가 무너지게 되면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발달장애 및 자폐아 문제를 사회 공동의 해결 과제로 설정해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그럼에도 자폐아를 위한 전문 치료기관은 공공기관 보다 사설기관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부담도 매우 크다. 따라서 정부와 우리 사회가 보다 확실한 대책 마련과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가져야 한다.

문제의 원인 중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국가 대책이 미흡한 점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성숙하지 못한 의식구조이다. 따라서 방법은 이 둘을 해결하는데 있다.

먼저 자폐아에 대한 치료도 어린이 보건 분야로 끌어올려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자폐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체계적으로 전문화된 치료를 받는다면 아이에 따라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치료될 수 있다. 정부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면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 관심을 모은 '말아톤' 배형진이나,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진호 같은 경우는 어머니의 노력이 뼈저렸겠지만 그런 경우로 볼 수 있다.

정부는 복지 예산 편성 계획에서 어린이병원을 세우고 자폐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그 계획을 조금이나마 빨리 앞당겨 즉흥적이고도 생색내기 수준의 정책이 아닌 실질적 해결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자폐와 발달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변화이다. 자폐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선진국으로 이민 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우선 교육시키기가 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위의 시선이 본인과 가족으로서는 견디기 힘들다는 얘기다.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를 진정한 의미의 참사회라고 한다면 장애인 문제만을 놓고 볼 때 우리 사회는 아직 후진국 사회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발달 장애는 선천적으로 남과 어울릴 줄 모르는 증세이다. 그들을 배려하고 잘못된 인식을 허물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남의 일로 간주하지 않고 바라본다면 이 사회에서 자폐아 가족들도 웃음을 보이며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신문 토론 광장]

연예인이 우리 초.중등학생들에게 인기직업 1위로 부각된 것 같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의 미래 직업 인기순위 1위가 연예인이라고 한다. 가수·연기자·코미디언 등일 것이다. 연예인은 화려하게 보인다. 얼굴이 방송을 통해 자주 노출되는 직업인이다. 인간은 자주 보고 접하면 친숙해지는 법이라고 한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연예인을 선호할지 모른다. 하기야 감각의 시대에 사는 초등학생들이 전 세계에 있는 13만5000여 개의 직업을 알 턱이 없다.

그러나 문제점은 너무나 적은 직업 범위에서 미래를 구상한다는 데 있다. 이런 현상은 대학 졸업반까지 이어진다. 변호사·의사·펀드매니저 등 몇 개 직업이 추가되지만 10개를 넘지 못하는 직업군 속에서 미래를 설계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그래서 이들은 자기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세상에 다양한 직업이 많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제2의 커리어 사춘기가 진행된다. 커리어 사춘기를 맞은 이들은 직업진로적으로 방황한다.

그러면 연예인이란 직업이 과연 유망하게만 볼 직업인가. 여기에도 양극화가 있다. 어렵게 방송국 탤런트 시험을 통과해도 70%가 일을 못하고 있다. 출연료라고 해야 인기 탤런트가 될 때까지는 교통비 수준이다. 주연은 편당 50분짜리 방송에서 2500만원 이상 받기도 하지만, 이런 연예인은 1%에 불과하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출연 기회가 매우 적어 매일 방송국 1층에서 출연 요청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스타가 되기 전의 연예인은 직업 여건이 참으로 고달프다.

하지만 오디션을 보면 지금도 초등학생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수천 대 일, 수백 대 일 경쟁은 보통이다. 이들의 직업진로 편식현상은 도를 넘어섰다. 이제 아이들에게 13만5000개 직업의 일부라도 찬찬히 알려줘 다양한 진로를 찾게 하는 슬기가 필요한 시기다.

김준성(연세대 취업정보실 부실장) 중앙일보 2007.01.04


[토론 준비]

⊙자신이 알고 있는 직업의 개수는 몇 가지인가요?
⊙장래에 갖고 싶은 직업은 무엇인가요?
⊙어떤 점을 고려해서 그와 같은 직업을 선택했나요?

[실전 토론]
⊙요즘 초.중등학생들의 직업관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와 같은 문제점이 생긴 까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초.중등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사회.국가적으로 어떤 지원을 해야할지 토론해 보세요.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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