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황] 새 학기 앞두고 잠잠 … 내린 곳도 많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서울.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전세시장이 깊은 겨울잠에 빠졌다.

예년 같으면 새 학기를 앞두고 전세시장이 바쁘게 돌아갈 시점이지만 올해는 다르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넓은 평형으로 전셋집을 옮기는 대신 기존 전셋집에 눌러앉는 경우가 많아 전반적으로 신규 전세 수요가 줄었다.

지난해 가을 집값 급등기 때 내집마련에 나선 세입자들이 많아 전세물량은 예년에 비해 늘었다. 이 때문에 전셋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곳이 적지 않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15%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 선호지역으로 꼽히는 송파구(-0.11%).양천구(-0.04) 등에선 오히려 전셋값이 내렸다. 송파구의 경우 잠실4단지를 재건축해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레이크팰리스(2678가구)에서 전세물량이 많이 나와 전셋값이 약세다. 송파구 잠실동 두리공인 박수현 사장은 "4000여가구 대단지인 잠실5단지에선 전세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비어있는 집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양천구 전세시장엔 예년과 달리 학군 수요가 줄었다. 양천구 목동 쉐르빌공인 조희창 사장은 "인기 중학교 배정을 원하는 학생수가 워낙 많아 지금 이 지역에 전세를 구해도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기 어렵다"고 전했다.

수도권 전세시장도 대부분 지역에서 안정세다. 지난주 수도권 전셋값은 평균 0.19% 올랐다. 동두천(0.92%).용인시(0.50%)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고 광주(-0.21).구리시(-0.04%) 등은 내림세다. 광주시의 경우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군 선호 지역인 분당 등으로 전셋집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 전셋값이 약세다.

반면 용인시에선 인기지역 단지들의 분양을 앞두고 지역우선 공급 자격을 얻기 위해 주소를 옮기려는 전세 수요자가 늘면서 전셋값이 강세다. 풍덕천동 황금부동산 황경옥 사장은 "전세물량이 나오기 무섭게 소화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5개 신도시 전셋값은 평균 0.08% 오르는 데 그쳤다.

함종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