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업으로 무협 또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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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임금인상·인사위 참여가 쟁점/경단노조론 올 처음… 파급 관심
연초에 무역특계자금으로 궁지에 몰렸던 무역협회가 11일부터 시작된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다시 뒤뚱거리고 있다.
이번 파업은 무역협회가 생긴뒤 최초의 파업이자 임금협상을 앞두고 전경련·상공회의소등 5개 경제단체노조간의 공동투쟁 가운데 처음 벌어지는 파업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고있다.
노조는 냉각기간중 두차례 협회측과 막후협상을 벌였으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곧바로 파업에 들어갔다.
총액 기준 임금 20% 인상과 인사위원회에 노조대표 2명이 참가해 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게 노조측 요구.
이에 대해 협회는 기본급 9.8%인상,인사위원회 노조참여는 경영권간섭이므로 절대 안된다고 맞서왔다.
협회측은 이번 파업이 1주일을 넘기지 않으리라는 느긋한 입장이다.
협회는 ▲기업을 이끄는 경제단체가 한자리수 임금인상등 정부원칙을 스스로 먼저 깨뜨릴 수 없다 ▲회원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협회로서는 재량권의 한계가 있다 ▲다른 경제단체에 비해 임금등 대우조건이 훨씬 좋다는 측면에서 노조의 논리는 설득력이 약하다고 보는 것이다.
대신 협회는 한자리수 원칙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복지분야에 대한 최대한의 양보를 약속했다.
노조측은 이번 파업이 표면적인 대립보다 그동안 곪아온 협회내부의 구조적 문제들이 터져나온 것이라고 보고있다. 노조는 인사참여요구가 밖에서 보는 것처럼 유리한 임금협상을 위한 단순한 노림수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20년이상 누적된 상공부등 외부기관에서의 낙하산인사와 그로인한 심각한 인사적체가 바닥에 깔려있다.
결국 협회는 현상논리를 앞세우고 있고 노조측은 조합원들의 불만을 모아 완강하게 맞서고 있다는게 주변의 분석이다.
그러나 세계시장을 상대로 상담과 협상을 벌여야할 무역협회가 내부문제에 대해서는 협상기술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는게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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