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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이쑤시개 대신 치실 비치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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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그런데도 정부의 구강보건정책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오로지 수돗물 불소화 조정사업 추진에만 기대고 있는 느낌이다. 불소의 유해성을 떠나 한때 41개 국가에 달했던 수돗물 불소화 국가의 수는 25개국으로 줄어들었다. 우리의 경우도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비율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수돗물 불소화 사업이 능사가 아닌 이유다.

치아 손상의 원인은 식후에 바로 양치하지 않거나 잇새를 닦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즉 식후 3분이면 플라크는 이미 잇몸으로 스며들어 강한 독성으로 치주염을 발생시키거나 치아를 지탱해 주는 뼈를 녹여 치아 상실의 원인이 된다. 3분 이내 양치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플라크는 잇새에 많아 치실로 잇새를 닦는 습관이 꼭 필요하다.

물론 치실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불소화 사업보다 저렴한 예산으로 검증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해야 할 양치 방법이다. 치실을 사용할 경우 플라크 예방과 함께 치석으로 인한 잇새의 벌어짐도 예방할 수도 있다. 그러나 95%에 달하는 사람들은 치실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학교와 군대는 물론 어린이 구강보건교실에서도 치실의 효능과 사용법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는다. 보건 당국의 직무유기다.

10여 년 전 식당에서 이쑤시개의 사용을 금지했다. 국민의 치아 건강을 위한 것인가 했더니 가축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올 한 해는 '치실 사용하기' 하나만이라도 온 국민이 실천할 수 있도록 보건 당국이 앞장서야 한다. 식당에는 이쑤시개 대신 치실을 비치하도록 하되 이를 거부하는 업소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

김재중 광능내 서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