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의욕적「예산투쟁」으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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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협의과정 때 큰 파장 예고>
92년으로 부서 발족 3차 연도를 맞는 문화부는 전년도인 91년도의 예산규모나 정부의 예산편성가이드에 구애되지 않고 예산 편성작업을 펴고있다.
이같은 작업은 정부수립 후 발족 첫해를 맞는 부처 외에는 처음 있는 획기적인「사건」으로 정부의 문화입국의지를 시험하는 것이며 정부 내 경제부처와의 협의과정 때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총리도 "고식적 틀 깨라">
문화부가 이같은 방침을 정하게 된 것은 부서 발족 후 의욕적으로 소관 업무를 추진했으나 1개군 예산에 불과한 액수(정부재정 대비0·4%내외)로는 본연의 업무수행이 불가능 할뿐 아니라 기업들의 정부예산 이외의 문화부문 출연금 역시 한계를 갖고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최근 노재봉 국무총리가 국무회의 석상에서 92년 예산편성과 관련,『국가의 예산은 정부의 행정철학·의지 및 방향을 가늠케 하는 기준』이라고 전제하고『기존의 고식적인 편성의 톨에서 탈피, 시대적 요청과 당위성을 과감히 반영하라』고 지시했던 것도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부의 92년도 예산편성 팀들은 92년 시작되는 제7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문화부문 예산을 사회간접자본 차원에서 다룬다는 정부방침에도 크게 고무되고있다.

<전체예산의 0.42%에 불과>
「문화·예술의 진흥에도 경제적 뒷받침은 필수적이다.」
이는 92년도 예산편성 작업을 벌이고있는 문화부가 소위「예산투쟁」의 기본정신으로 삼는 말들이다.
9l년도 문화부 예산은1천1백24억여원으로 정부재정대비 0·42% 였으며 전년도 대비 19%가량 증가한 규모였다.
또 91년 정부예산 중 증액부분 58건 중 문화부문이12건을 차지, 외형적으로는 상당히 팽창 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문화예산은 이른바 문화선진국들의 예산에 비하면 조족지혈-.
프랑스는 정부재정대비 1%, 이탈리아는2.5%, 네덜란드는1.9%에 이르고 있으며 지방자치가 실시중인국가들은 오히려 이 기준을 웃돈다.
문화부 예산규모가 소액으로 허덕이는 가장 큰 이유는 예산책정기준이 문공부시절예산 중 문화부분 예산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91년 예산편성당시 문화부는 전년대비 94%증가한 규모로 예산을 책정했었으나 정부 내 심의과정에서 대폭 깎였듯이 올해도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지만 몇 가지 예산확보 투쟁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다.

<건수는 줄이고 다액 주의로>
지난해의 전략이 다 항목 소액주의였음에 올해는 소 항목 다액 주의로 실무차원에서 정책차원의 전략상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 점이다.
이에 따라 92년 예산편성은 이같은 방향을 살려 ▲국립예술학교 ▲공예 촌 ▲민족국어 대 사전 ▲도서관 진흥사업 등 4개 사업에 예산이 집중되도록 편성한다는 것이다.<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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