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기생충 감염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던 붕장어(일명 아나고)가 실제로는 상당수 기생충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표본조사결과 밝혀졌다.
부산대 의대 송수복 교수(기생충학)팀이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올4월초까지 자갈치 시장 등 부산해안 4개 지역에서 수거한 붕장어 3백82마리를 분석한 결과 이들 중 2백68마리(70%)가 급성 복통을 일으키는 기생충인 「아니사키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이를 날 것으로 먹을 경우 기생충 감염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붕장어의 부위별 감염률은 근육과 위 사이 복막의 일부분인 장간망에서 80%로 가장 높았고 내장(10%)·위(6%)·피부·근육·간·머리 등의 순이었다.
이중 감염률이 가장 높은 장간망은 식용부분으로 인체에 기생충이 유입될 위험성이 가장 큰 부위다.
연구결과 붕장어 마리당 아니사키스 감염률은 평균 4·8마리, 감염도가 심한 것은 70여마리까지 검출돼 이런 붕장어를 회로 먹을 경우 거의 예외 없이 복통 등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송 교수는 『아니사키스에 크게 감염된 붕장어 회를 먹을 경우 초기 신체이상으로 참을 수 없을 만큼 격심한 복통이 뒤따른다』며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들 기생충이 장벽이나 위벽에 파고 들어갔을 때 생긴다』고 경고했다.
아니사키스가 장벽 또는 위벽에 침투하면 주위 조직에 혹을 만들 수도 있는데 이들 혹은 때로는 암 조직과 언뜻 구분이 되지 않으면서 장기간 소화장애를 지속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특히 수거 붕장어중 새끼가 아닌 성어들은 거의 1백% 아니사키스에 감염됐다고 밝혀 횟감으로 이용되는 성어 붕장어는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팀이 수거한 붕장어는 자갈치 2백29마리, 광안동 71마리, 다대포 67마리, 송도 15마리 등으로 이중 아니사키스 감염률은 송도 80%, 자갈치·광안동 72%, 다대포 60% 순이었다.
이같이 평균적으로 높은 감염률로 볼 때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붕장어의 기생충 감염률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송 교수는 『일반인의 인식이 바다고기는 민물고기에 비해 기생충 감염이 훨씬 덜하거나 혹은 전혀 없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는 광어·도다리 등 날것으로 먹는 각종 어류에 대해서도 기생충 감염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