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중단 설은 와전된 것"|원진레이온 백영기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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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88년 이후 59억 원을 들여 근로자들에게 송기 마스크와 방독면을 지급하고 가스제거 및 환기장치를 설치하는 등 공해방지 시설을 갖춘 걸과 이젠 크게 우려할 만한 상태는 아닙니다』
26일 오후 노동부 특별 점검 반을 맞은 백영기 원진레이온 사장은『현재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환자는 대부분 88년 이전의 열악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작업했던 근로자들』이라고 강조했다.
-회사가 직업병 시비와 공해유발로 큰 비난을 받고 있는데.
▲회사측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껴 상당한 공해 방지시설을 갖췄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해 방지투자 계획을 갖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공장 자동화를 이루도록 하겠다. 현재 자동화를 위해 자체 연구와 병행해 외국기술을 도입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적자경영에서 공장자동화 등 시설투자에 쓸 자금의 여유가 있는가.
▲지난해 산업은행의 요청을 받고 자동화 소요 비용을 산출해 본 결과 4백억 원 정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문제는 법정관리인인 은행측과 협의해 해결할 계획이다.
-직업병 시비를 일으키고 있는 김봉환·권경룡씨 등 사망자에 대한 보상 등 처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김씨의 경우 노동부의 최종판정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한 만큼 문제가 복잡하다.
김씨에 대해 보상할 경우 비슷한 시비가 계속 발생할 것이고 회사가 일일이 응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권씨의 경우는 이미 산재보상처리가 끝난 상태여서 문제될 것이 없다.
공장주변 주민들이 심야나 새벽에 악취가 심하다는데.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이항 화 탄소와 황화수소가 결합하는데서 나는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88년부터 30억 원 이상을 투입, 굴뚝마다 가스제거 장치를 설치했다.
-노동부 등에서 점검만 나오면 유독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인다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 상대적으로 가스가 줄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는 고의적으로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력난 때문에 축소생산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공장의 지방이전과 조업 중단 설도 나도는데.
▲지방이전문제는 정부·은행측에서 결정할 일이나 금시초문이며 조업중단 설은 인력난에 따른 축소 생산이 와전된 것으로 판단된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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