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 치료요법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봄철이 되면 알레르기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알레르기 질환의 70%이상을 차지하는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는 발작적인 기침, 쉴새없이 흐르는 콧물, 쌕쌕소리가 나며 숨이 차는 호홉곤란 등으로 고통을 겪는다.
주사나 약의 복용대신 약물 미립자를 기관지로 직접 들이마셔 치료하는「흡입요법」이 호흡기 알레르기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흡입법에서는 특수한 약제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이전부터 써오던 약물을 0.5∼5㎕의 미세한 입자로 만든 뒤 입이나 코를 통해 말초기관지·폐포까지 깊숙히 침투시켜 작용케 한다.
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용돼 왔으나 국내에 소개된지는 3∼5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연세대 의대 이기령 교수(소아 알레르기)는『약체를 흡입법으로 투여하면 효과가 확실하고 빠르며 부작용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먹는 약이 60%정도의 효과를 내는데 비해 흡입법은 95%이상의 효력을 낸다고 말한다.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으면 혈류를 통해 약 성분이 전신을 돌지만 흡입요법은 질병이 있는 호흡기 부문만 치료하는 국소 요법이다. 그러므로 적은 양으로도 빠른 효과를 내며 특히 부작용이 많은 편인 호르몬제를 치료제로 쓸 경우는 부작용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
흡입 요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흡입기들이 필요한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종류는 10여가지.
투여하는 약의 종류에 따라 예방용인 항 알레르기제, 치료용인 항클린제, 스테로이드제, 베타-아드레날린성 기관지 확장제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모양의 흡입 기구에 담겨져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정량 분무식 네뷰라이저(일명 에어러즐)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살충제의 원리와 같이 약 액과 압축가스가 밀봉돼 환자가 약통을 누를 때마다 일정량이 뿜어져 나오게 고안돼 있다. 약제가 분말인 경우는 이를 분쇄해 마실 수 있도록 기구가 부속돼있어 이를 이용하면 되고 액체 약은 액체를 입자로 변화시키는 분무기를 따로 이용해야 한다.
흡입기는 L자 모양이며 전체 길이가 l0cm이내로 작아 휴대가 간편하다. 국립 의료원 박해심 박사(알레르기 클리닉)는 길가다 갑자기 숨이 막히거나 밤사이 발작적으로 기침이 나올 때 이를 이용하면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다며『특히 어린이나 노인, 약을 삼키기 힘든 환자 등에 좋다』고 말한다.
한편 흡입요법을 이용할 땐 여러가지 주의점도 필요하다. 서울대 의대 김유영 교수(알레르기내과)는 흡입 요법이 여러가지 강점도 있지만 기구 구조상 오염될 위험이 많고 증세가 심할 경우는 다른 방법과 병행해서 사용해야 하므로 반드시 전문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알레르기치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찾아내 이를 없애거나 접촉을 않는 회피요법, 그 원인물질을 조금씩 주사해 면역성을 길러 주는 면역요법, 약물로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요법 등이 있다. 이중 흡입 요법은 약물요법의 일종이다. <문경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