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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점·사마귀|윤방부<연대 의대교수·가정의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간혹 우리가 주고받는 농담 중에『미인은 점이 있어야 한다』『입 주위에 점이 있으면 먹을 복이 있다』는 등의 말이 있다. 목이나 발바닥·엉덩이 등 은밀한 부위에 점이 있으면 복점이고 눈 주위에 점이 있으면 눈물점이라느니 하면서 관상학적으로 점을 구분하고 복점이면 그냥 두고 나쁜 점이면 무슨 일이 있어도 뽑으려고 한다. 그러나 서양사람들은 신체의 어느 부위에 점이 생겼을 때는 암이 아닌가 걱정한다. 물론 이것이 동서양의 관념차이에 기인하겠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는 서양사람의 논리가 맞는 것 같다. 2년 전에 35세 된 여자 환자가 등에 점이 생겼다고 진찰실을 방문하였다. 환자는 점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색깔이 짙어지며 간혹 점 부위에서 출혈이 일어난다고 호소하였다. 악성이 아닐까 의심되어 조직 생검을 실시한 결과 악성 흑색 종(피부암의 일종)으로 밝혀졌다. 모 점이 있을 때 생각나는 것이 사마귀다. 사마귀란 손·발·생식기 등에 생기는 조그만 반점이나 덩어리를 말한다. 사마귀의 생성원인은 아직 확실치는 않으나 요즘 유전자 공학에서 한창 각광받는 핵산인 DNA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마귀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가장 흔한 형은 손·발등에 회갈색 또는 살색으로 나와 있는 경우 이고 그 외에 눈두덩·코·목 등에 비늘처럼 뾰족하게 나와 있는 것, 손바닥·발바닥에 생긴 것, 곤지 름 이라 해서 생식기 위에 닭 볏처럼 나와 있는 것 등 이 있다. 이런 점과 사마귀는 대부분의 경우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으나 중요한 것은 피부암, 또는 흑색종이 아닐까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가 많고 크기가 크거나 자꾸 커질 때, 빛깔이 짙어질 때, 내부에 털이 나와 있을 때, 점이 생긴 부위에서 출혈이 있거나 궤양이 생길 때 등은 한번쯤 의사의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16%의 살리실 산을 바르거나 전기 소작 법·액체질소로 얼리는 방법 등 이 있다. 그러나 어떤 치료법을 쓰든지 1백% 치료는 어렵고 액체질소인 경우 3주일 간격으로 얼림으로써 약75%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고 전반적인 치료율은 약 60∼1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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