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협심증(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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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심장은 우리 몸에서「펌프」로 곧잘 비유된다. 평생동안 끊임없이 수축이완 작용을 해 전신에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은 하루에도 10만회 이상, 60평생 동안 20억 회 이상 수축을 반복하는 부지런한 기관이다.
이처럼 쉴새없이 일을 하려면 심장은 그 자체가 충분한 산소, 즉 혈액을 공급받아야 한다.
심장 자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관상동맥이라 하는데 어떤 원인으로든 관상동맥으로 피의 흐름이 감소되면 나타나는 증세가 협심증이다.
협심증의 전형적인 증세는 가슴 깊숙한 곳이 뻐개지는 듯, 혹은 쥐어뜯는 듯한 압박감. 이 증세는 보통1∼15분 가량 지속되며 가슴의 증세와 동시에 목이나 턱·왼쪽 팔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협심증의 주요원인은 동맥경화증이다. 관상동맥 안쪽 벽에 콜레스테롤 등의 지방질이 끼어 혈관이 좁아지고 이로 인해 심장이 충분히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발생하게 된다. 정상인의 경우 관상동맥 직경은 1·5∼4mm정도. 협심증 증세가 나타나면 한 개 이상의 동맥 내경이 75%이상 좁혀져 있다고 봐야 한다.
관상동맥의 경화증이 더욱 심해지면 피의 유통이 단절돼 급작스런 죽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협심증이 심해지면 심근경색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심근경색증에서 일단 회복해도 협심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구미에서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성인사망률의 제1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도 발생빈도의 증가, 환자의 저 연령화 현상이 나타나 경계해야 될 주요 질병으로 손꼽히고 있다.
협심증은 언덕이나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흥분·분노시 증세가 심해지므로 평상시 심전도검사로는 발견되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붙박이 자전거와 같은 특별히 고안된 기계 외에서 환자를 연속 운동시키면서 심전도의 이상을 추적하는「운동부하 검사 법」과「홀터 모니터」를 환자 몸에 부착시켜 24시간 심전도의 변화를 읽어 협심증의 유무를 발견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관상동맥의 어느 부위가 어느 정도 막혔는지를 자세히 알아내기 위해서는「관상동맥 조영 술」이란검사가 필수적이다.
협심증의 치료법은 크게 세 가지. 주로 합병증을 방지하거나 증세를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치료를 하며 근본적으로 관상동맥 경화증 자체를 없앤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증세가 심하지 않을 땐 니트로글리세린·메타차단제·칼슘길항제 등의 약물을 투여해 지방질을 녹여 낸다. 약물로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을 때는 수술치료를 한다.
좁아진 부위에 풍선을 삽입하여 넓혀 주는 PTCA(경 혈관 적 확장 술)법과 다리정맥을 떼 내 관상동맥의 막힌 부위를 우회하여 이식하는「관상동맥 우회로 술」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협심증은 만성질환이므로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따라서 젊어서부터 고혈압·비만증에 유의하고 운동부족·스트레스·흡연 등 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 태도가 중요하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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