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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 죽느니 돌아가겠다”/쿠르드난민 일부 귀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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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앙카라·테헤란 AP·로이터=연합】 이라크군의 무력탄압을 피해 인근 터키·이란 등지로 탈출한 쿠르드 난민들이 연일 계속되는 극심한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난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터키관리들이 11일 밝혔다.
이 관리들은 현재 터키­이라크 국경지대에 몰려있는 쿠르드 난민들의 숫자가 40만∼5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은 식량·의복 등의 절대 부족과 극심한 추위로 인해 매우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난민들은 기아와 혹한으로 인한 어린이·노약자들의 사망이 날로 증가하자 이라크 당국의 탄압을 무릅쓰고 이라크로 되돌아갔으나 대다수 난민들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난민촌에 남아있는 실정이다.
이라크에 있는 아시리아 민주운동의 지도자인 야쿠브 유수프는 『그들은 호주머니에 빵 한조각을 넣고 수일을 걸어가야 할 것이나 지금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여기서 서서히 죽어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고향으로 돌아가는게 나을지도 모르나 그들은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캄란 이난 터키 국무장관은 50여만명의 쿠르드인들이 이라크군을 피해 터키로 탈출을 시작한 이래 약 2천명의 난민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으며 이란 관영 테헤란 라디오는 11일 대부분이 어린이들인 쿠르드 난민 3백여명이 이란­이라크 국경을 넘다가 강에 빠져 익사하거나 기아·혹한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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