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서 중금속도 검출/린스도/비소·납에 전인산염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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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강물 썩이는 주범/「거품 성분」 1주 지나도 분해 안돼/환경처 조사/무해주장 거짓으로 판명
해마다 20% 이상 소비가 늘고 있는 샴푸와 린스가 거품을 일으키는 계면활성제 성분외에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수질오염의 주범」격인 전인산염과 비소·납 등 중금속 성분까지 함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하천등의 부영양화를 초래,물을 썩게 하고 물고기를 죽이는 전인산염(P₂O5) 성분이 최고 1천7백PPM까지 검출돼 샴푸와 린스가 「단지 거품을 일으킬뿐 별다른 공해가 없다」는 업계의 일관된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12일 환경처가 국립환경연구원에 의뢰,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은 샴푸류 3종과 린스류 3종의 성분을 각각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인산염 성분은 ▲샴푸에서 제품에 따라 1천7백∼6백PPM ▲린스에서 2백∼1백PPM이 검출됐다.
또 ▲납성분은 샴푸에서 10.31∼18.16PPM,린스에서 7.67∼16.68PPM이 각각 나왔으며 ▲비소는 샴푸 0.14∼0.39PPM,린스 0.35∼1.56PPM이 검출됐다.
이같은 유해중금속은 화장품으로서의 안전기준(20PPM)에는 못미쳐 인체에 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나 수질의 중금속 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측면에서 심각성을 띠고 있다고 환경처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샴푸의 경우 거품을 내는 계면활성제 성분이 물속에서 하룻만에 분해된다」는 업계의 주장과는 달리,계면활성제가 1주후에도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 것으로 실험결과 밝혀져 수질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적인 인식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처는 이들 합성세제가 수질오염을 가속화시키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보사부에 샴푸·린스의 계면활성제·전인산염 규제기준을 마련해주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전인산염,생태계 자정능력 파괴/샴푸·린스 한해 12만톤이나 사용(해설)
전인산염은 물속의 유기물을 분해해 영양을 많아지게(부영양화) 함으로써 생태계의 물질 순환사이클(생산­소비­분해)을 파괴하고 자연의 자정능력을 소멸시킨다. 이 과정에서 적조·플랑크톤의 과잉발생 등 이상현상이 나타나게돼 수질오염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는 위험물질이다.
또 계면활성제는 0.5PPM 이상이 물에 함유될 경우 해로운 물질이며 공업용 계면활성제 중에는 페놀류를 모체로 한 것이 있어 특히 인체에 해롭다.
계면활성제는 용존산소(물속에 녹아드는 산소)를 없애 물고기를 죽게 하고 미생물분해를 방해하는 등 「죽은 물」을 만든다.
이번 조사결과는 그동안 「세탁용(의류용) 합성세제와는 달리 샴푸와 린스의 경우 부영양화의 유발요인인 전인산염과 중금속성분 등이 없다」는 업계의 주장을 깬 것이다.
합성세제중 샴푸와 린스의 국내사용량은 85년 5만9천1백81t이었던 것이 89년 12만1천9백53t에 달하는 등 급증추세다. 90년 합성세제 총사용량은 28만1천10t으로 집계되어 있다.
이번 조사는 또 「합성세제 덜쓰기」운동을 확산시키고 업계에서는 무공해세제 개발을 촉진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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