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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현지 보고] 후세인 사후 '이라크3등분' 시나리오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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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대통령이 30일 교수대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2003년 전쟁과 지속하는 점령으로 인한 이라크 사태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라크 과도정부와 미국 모두 '이정표'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이라크의 현재상황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그러나 2년여 옥중 생활 끝에 처형된 후세인이 없다고 해서 저항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오사마 빈 라덴이 산속에 은신해 외부와 접촉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테러가 계속 발생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후세인의 역사적 심판은 이라크 정부나 미국에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라크 정부로선 과거를 청산하면서 이라크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이라크 사태를 이제 본격적으로 정리해 나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라크 정부군과 미군이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여 후세인 지지 저항세력에 대한 소탕에 나설 것이 확실하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라크는 영영 집권 시아파와 후세인을 지지하는 수니파간 분열을 막을 수 없다. 수니파 저항을 진압해 시아파 체제에 흡수할 기회다.

이를 위해 이라크 과도정부는 후세인 지지세력에 대한 유화책도 내놓았다. 2년 반 전 바그다드 함락 직후 해산한 이라크 군과 바트당원 수백 명을 이미 복직시켰다. 소탕작전이 시작되면 대사면령을 내려 저항세력을 제도권에 끌어들인다는 계획도 세우는 중이다. 12월 28일 이라크 전략회의를 주재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라크 안정을 위한 군사, 정치적 방안과 함께 대대적인 경제지원 프로그램을 중점 검토했다. 미군 증파로 치안회복을 돕고 단기 고용 증진, 소규모 융자, 공기업 회생 등 이라크 경제회생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눈엣가시 중동의 독재자 후세인을 단죄하면서 미국은 거둬들일 수 있는 상징적 전리품을 이제 모두 챙긴 셈이다. 미국은 이제 이라크서 '마지막 기여'를 하고 철군 등 이라크 '출구(Exit) 전략'을 마련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라크 과도정부와 미국의 전략 수행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 같다. 과도정부의 유화책이나 미국의 경제회생 지원은 한계가 있다. 후세인 지지기반은 수니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저항세력 소탕을 위한 대대적 군사작전은 또 보복의 고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전통에 따라 보복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지난 3년 반의 점령기간에 발생한 것과 같다.

후세인 처형으로 수니파 저항세력은 극렬한 저항에 나설 예정이다. 처형을 방조하고 지지한 시아파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종파간 갈등과 충돌은 2007년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전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라크 3등분 시나리오'가 더욱 가시화할 것이다. 이라크를 남부 시아파, 중부 수니파, 북부 쿠르드족 3개 자치지역으로 나누는 방안이다.

▶이라크 주요 저항세력

※과격 이슬람 저항단체

◇이라크 알카에다 그룹

-2004년 부터 이라크에서 각종 테러 자행

-수니파 알카에다 이념을 기반으로 이라크 점령을 반서방 투쟁으로 전환 목표

-인질 납치 살해, 자살폭탄 공격 주로 감행

-대상이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종파간 갈등에도 큰 책임

※수니파 이슬람 저항단체

◇1920년 혁명 여단

-2003년 7월 첫 출현

-이슬람 정신에 기반한 독립 이라크 건설 목표

-점령 종식위한 다국적군 공격이 주 활동

-주료 이라크 서부와 중북부 수니파 지역에서 활동

◇이라크 해방 국민전선

-2003년 4월 바그다드 함락직후 결성

-이슬람을 추종하는 해산된 이라크 군대 장병으로 구성해 점령 종식 목표

-미군 및 시아파 과도정부 주로 공격

-이라크내 수니파 지역은 물론 남부 시아파 지역에서도 활동

◇이라크 저항 이슬람전선

-2004년 5월 첫 공격 감행

-조국 해방과 이슬람 성전 수행이 목표

-셀 조직을 이용해 친미 과도정부 및 이라크 군경에 주로 테러 감행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 및 남부 시아파 일부 지역서 주로 활동

▶ 중앙일보 서정민 특파원

※후세인 지지 바트당 출신 저항조직들

◇사담 피다인(자살공격대)

- 전쟁 직전 구성

- 군출신으로 후세인 정권 회복이 목표

- 점령후에도 이라크 전역에서 주로 미군 공격

◇알아우다(귀환):

-바그다드 함락 직후 구성

-후세인 정보 부대원 출신들로 정권회복 목표

-이라크 중북부서 미군 및 다국적군 그리고 이라크 군경 공격

※이라크내 주요 민병대

◇바드르 여단:

-창설배경: 1980년대초 조직된 시아파 최대 무장 민병대.

-소속: 이라크 이슬람혁명 최고위원회(SCIRI)

-지도자: SCIRI 의장 압둘 아지즈 알하킴

-규모: 약2만명의 무장병력

-성향: 알하킴의 부통령 취임후 온건한 조직으로 변신, 치안 담당

◇마흐디 군(軍)

-창설배경: 후세인 정권 몰락후 시아파 보호명분으로 창설

-소속: 알사드르 운동

-지도자: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

-규모: 최소 1만명 추정

-성향: 서민을 대변하는 강경주의와 반미주의 결합

◇페슈메르가

-창설배경: 1946년 쿠르드 독립위해 창설, 후세인 정권 당시 반군

-소속: 쿠르드 연맹

-지도자: 탈랄 잘라바니와 마수드 바르자니 공동지도부

-규모: 약14만명

-성향: 후세인 몰락후 쿠르드 자치정부군으로 변신

※이라크 전사자 및 민간인 사망(12월 28일 기준)

-미군: 2989명

-영국군: 126명

-기타 다국적군: 123명

-이라크군: 4900~6357

-이라크 민간인: 5만 2054명~5만 7617

※자료: www.iraqbodycount.net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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