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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대출 금리 큰소리 떵떵치며 깎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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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서 시중 은행의 대출이자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민은행의 이번 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연 5.91%, 최고 연 6.91%다. 3개월 전(5.44~6.64%)보다 최저 금리는 0.47%포인트 올랐다. 1억원을 빌렸다면 연간 47만원의 이자를 더 내게 된 셈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최저 연 6.91%, 최고 연 13.36%로 3개월 전(연 6.8~13.25%)보다 0.11%포인트 올랐다. 고객 입장에선 오르는 금리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을까. 그렇지 않다. 금리를 깎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땐 금리인하 요구권을'=신용대출로 돈을 빌렸을 경우에는 은행 대출약관에 보장돼 있는 '금리 인하 요구권'을 이용하자. 2003년부터 도입된 이 제도에 따르면 대출을 받은 고객의 신용도가 높아지면 해당 은행에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소득이 올랐거나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겼거나 ▶승진한 경우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 등에 금리 인하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단 대출을 받은 지 3개월이 지나야 하고, 만기가 될 때까지 두 차례만 금리 인하요구권을 쓸 수 있다. 금리 인하 요구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친 뒤 올라간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금리를 연 0.6~1.3%포인트까지 깎아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깎자='금리 인하 요구권'은 신용대출에만 적용되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도 금리를 깎을 방법은 있다. 국민은행은 신용카드가 있으면 0.2%포인트, 세 자녀 이상일 때 0.2%포인트, 분할상환 약정 때 0.1%포인트를 깎아준다. 이 밖에 급여 이체와 공과금 이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청약통장, 투신상품 등 9개 항목 중 5개 항목 이상이 해당할 경우 최대 0.5%포인트까지 추가로 깎아준다. 모두 합치면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단 신용카드로 금리를 우대받았을 경우 최근 3개월간 카드 사용금액이 100만원 이하일 때는 대출만기 전이라도 우대금리 0.2%포인트가 없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국민은행 이승재 홍보팀장은 "원칙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뒤 만기 전에는 금리 조정이 안 된다"면서도 "대출 뒤 우대금리 요건 중 새로운 사항이 생길 경우 점포장 재량으로 본부 승인을 받아 금리를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출을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20년 이상 장기로 주택담보대출을 했다 하더라도 대출한 지 3년이 지났다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지기 때문에 기존 대출을 해약하고 더 나은 조건으로 신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우대금리 항목은 은행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신한은행은 대출 뒤 만기 전이라도 신용상태나 우대금리 조건이 바뀔 경우 언제든지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대출신청을 할 때 계약서에 나와있는 사항을 꼼꼼히 점검해야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원리금 연체는 '자살행위'=최초 대출 때 연 5~6%대의 금리를 적용받았다 하더라도 대출이자가 밀리거나, 만기 때 원금 상환이 늦어지면 고금리가 적용된다.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만기 때 안 갚으면 3개월까지는 8%포인트, 6개월까지는 9%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어 연 15% 이상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은행에 따라서는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곳도 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은 남의 일'=고객이 은행에 실제로 금리 인하 요구권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에 따르면 신한.외환.부산.대구.전북 등 5개 은행 중 신한은행이 올 1~6월 6개월 동안 82건의 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 41건을 승인했다. 지방은행 중에는 대구은행이 총 1640건의 요구를 받아 1630건을 승인했다. 하지만 5개 은행 외 다른 은행은 아예 관련 실적 통계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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