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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잇몸 안째는 「내시경 수술」 각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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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축농증을 기존의 수술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치유하는 「코 내시경 수술법」이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코 내시경 수술법은 잇몸을 째고, 뼈를 교정하는 등 지금까지의 축농증 치료법과는 달리 학도를 통해 가는 관을 축농증 부위에 집어넣어 치료하는 수술법으로 무엇보다 수술에 따른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국내에 코 내시경 수술법을 89년 처음으로 도입, 지금까지 3백여명의 축농증 환자들이 방법으로 치료한 고려병원 이비인후과 박재훈 과장은 『코 내시경 수술법은 뼈의 일부를 부수는 기존의 치료법과는 치료 방식·치료 부위 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축농증은 코 근처에 위치한 4개의 구멍, 즉 광대뼈 근처의 상악동, 눈 옆의 사골동, 이마근처의 전두동, 뇌 옆의 접형동 등에 고름이 고여 생기는 질환인데 현재 많이 사용되는 수술법은 고름이 고인 이들 부위까지 뼈를 깨고 접근, 고름을 빼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코 내시경 수술법은 축농증 발생의 근본 원인, 즉 콧속의 각종 분비물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게 하는 중간 터널의 이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이 병원 이비인후과 이상덕 전문의는 『상악동·사골동·전두동·접형동 등 4개의 고름주머니에서 고름이 밖으로 배출되기까지는 중학도의 작은 터널을 통과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들 작은 터널의 섬모들이 원활히 운동하지 못하면 고름이 배출되지 못하고 그냥 고름주머니에 축적되는 것이 축농증』이라고 설명한다.
코 내시경 수술법은 섬모 운동이 활발치 못한 이들 터널의 막힌 부위를 뚫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수술 부위나 심도가 낮아 환자가 덜 고통스럽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박 과장은 『코 내시경 수술법은 또 고름 제거가 아닌 고름이 쌓이는 원인 제거가 되기 때문에 재발이 적고 입원 기간 역시 기존의 1주일 정도에 비해 3∼4일로 짧기 때문에 치료비용도 싼 것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코 내시경은 축농증이 만성화되기 전 조기에 발견, 치료할 수 있는 특징도 갖췄다.
미일 등 외국의 경우 현재 잇몸을 째고 수술하는 고전적 치료 방법은 거의 안 쓰는 실정이나, 우리 나라의 경우 95% 이상의 축농증 수술을 고전적 수술법에 의존하고 있다.
박 과장은 『코 내시경 수술법은 기존의 수술법에 비해 진일보한 축농증 치료법이지만 한가지 단점은 매우 숙달된 의사가 아니면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다.
즉 비도를 통해 가는 관을 집어넣어 치료하는 코 내시경 수술법은 수술 위치가 뇌, 혹은 안구와 접한 부위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이들 부위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
박 과장은 『축농증은 감기 등으로 코 점막이 부어오르거나 알레르기·염증 등에 의해 콧속에 물 혹이 생긴 경우 이들이 만성화해 유발되므로 사전에 주의를 기울여 이들 질환을 조기에 치료하거나, 축농증이 의심될 경우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 비율 등도 낮다』고 말한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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