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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등이 세계 1등 … 이번엔 '축구 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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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한민국 1등이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비보이(B-boy)를 소재로 한 은행 광고에 나오는 문구다. 비보이에 이어 '한류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분야가 있다. 묘기 축구(풋볼 프리스타일)다.

3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제1회 풋볼 프리스타일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펩시콜라가 주관하는 이 대회 장소는 2만 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인 '펩시 스테이지'다. 유럽과 남미.아프리카 등 대륙을 대표하는 묘기 축구의 대가 16명이 출전한다.

한국 대표는 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트 축구의 마술사' 우희용(40)씨다. 우씨는 2003년 유럽 프리스타일 선수권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한다. 2004년부터 유럽선수권이 열리지 않았고 올해 세계선수권이 창설됐기 때문에 우씨로서는 유럽 타이틀 방어 겸 세계 타이틀 도전인 셈이다.

경기 방식은 한 명당 3분씩 연기를 펼쳐 상위 4명이 준결승에 진출하고, 다시 3분의 연기 후 두 명을 뽑아 결승전을 진행한다. 결승전은 두 선수가 동시에 무대에서 연기를 펼쳐 더 멋진 묘기를 보이는 쪽을 챔피언으로 선정한다.

심사 기준은 창의성, 독창성(자신만의 특기), 구성도(연기의 배열과 진행), 난이도 등이다.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면 감점을 하고, 관중의 반응도 점수에 반영한다. 심사는 1980~90년대 네덜란드 축구 영웅이었던 마르코 판 바스턴(네덜란드 대표팀 감독)과 루드 굴리트(전 페예노르트 감독)가 맡는다.

막바지 훈련에 한창인 우씨는 "현지에서는 20유로(약 2만4000원)인 입장권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열기가 높다. 홈 이점이 있는 압둘라(네덜란드.2003년 대회 준우승)가 신경 쓰이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우씨의 묘기는 '러시안 발레'(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양발을 교대로 뻗어 볼을 차올리는 것), '블라인드 힐킥'(공을 뒤로 넘겼다가 발뒤꿈치로 다시 앞으로 차올리는 것) 등 자신이 개발한 것만 해도 70개가 넘는다.

이 대회의 공식 명칭은 '마스터스 오브 더 게임(masters of the game:게임의 대가)'이다. 주최 측인 펩시는 이 대회를 세계적인 프리스타일 경연장으로 키우려는 야심이 있다. 우승자는 5만 달러(약 4650만원)의 상금을 받고, 펩시의 홍보 모델로 전 세계에 다니며 공연을 하게 된다. 풋볼 프리스타일은 유럽과 남미.일본 등에서 젊은이의 문화 코드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고 국내에서도 매니어가 늘어나고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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