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흑인과의 갈등 편견에서 연유"|미 교민 위해 대규모 시위 주도|한인 인권 위원장 복천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흑인들과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교민들을 위해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는 뉴욕 한인인권 위원장 변천수씨 (54·136-80 41Ave, 2nd FL, Flushing. N.Y. 11355)가 아버지 변영노 시인의 시비 제막식 참석 차 지난 5일 내한, 28일 돌아갔다.
지난해 9월18일 뉴욕 시청 앞에서 1만여명 이상의 교민들이 모인 가운데 「브루클린 사태 종결을 위한 평화대회」를 주도, 한 때 미국 조야를 놀라게 했던 그를 출국 직전에 만났다.
『미국에 대한 한국 이민 1백년사에 우리 교민들은 갖은 핍박을 받아왔습니다. 처음엔 백인들의 황인종 차별에 시달렸고 이젠 흑인들의 터무니없는 「강짜」에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수주 변영노 시인 (1898∼1961) 의 다섯째 아들인 그는 61년 모 언론사의 특파원으로 미국에 가있던 중 5·16 혁명과 함께 지원이 끊겨 주저 앉은 케이스. 이후 뉴욕에 랭귀지 스쿨 「동서 교육 센터」를 개설, 성업한 뒤 줄곧 교포 사회에서 지도자로 활약해왔다. 그가 지닌 직함은 인권 위원장 외에도 플러싱 한국 교민회장·퀸스 식물원 재단 이사장·뉴욕 전기 통신 공사 고문.
『브루클린 사태는 지난해 1월18일 뉴욕 브루클린가 한국 교민의 과일 상점에서 흑인들과 사소한 시비가 붙었던 것이 반한 감정으로까지 번진 것입니다. 평소 교민들이 상권을 장악한데 불만을 가진 흑인들은 이후 8개월 동안 상점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사업 활동마저 훼방했습니다. 이것을 눈으로 보고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것이죠』
그는 「9·18 평화 대회」이후 교민 사회의 단결력은 배증됐고 자신도 미국 교민 최초로 차기 뉴욕 시의원의 유력한 후보 물망에 올라있다고 귀뜀 했다.
『흑인들과의 갈등은 우리들의 근본적인 편견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동네사람을 대하듯 아껴주고 사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또 고국의 동포들도 우리 교민이 한겨레요, 핏줄이란 것을 기억하고 적극 돕는 풍토가 아쉽습니다』그는 지난 16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또다시 일어난 교민 총격 사건이 흑인과의 갈등을 보다 심화시킬까 몹시 염려된다고 했다. <배유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