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국제 대회 첫 금메달|아마 레슬러 전경란 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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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직 소녀티가 채 가시지 않은 전경란양(전경란·19·대한 체육과학대 2년) 은 여자 아마레슬링의 국제대회 첫 금메달 리스트며 동시에 국가 대표급 유도 선수이기도 하다.
그래서 전양은 「레슬링이냐, 유도냐」로 고민하고 있다.
지난 84년 LA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큰 입으로 시원스럽게 웃던 하형주(하형주·현 동아대 교수)에게 반한 (?) 당돌한 덕명 여중 2년생이 아버지를 졸라 유도에 입문한 것이 지난 85년.
온통 사내들뿐인 부산 광무 체육관에서 매트 위를 구르며 낙법을 익히던 전양은 대연 여상에 진학하면서 정식으로 유도부에 들어갔다.
남달리 큰 체격(1m60cm·73kg)에 활달한 성격으로 LA 올림픽 당시 『엄마! 나 이뻐?』로 유명해진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서향순(서향순)의 별명인 「꽃돼지」를 물려 받은 전양은 업어치기와 안 뒤축 걸기를 주무기로 불과 1년만에 중고 연맹전에서 우승,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체과대에 진학한 전양은 북경 아시안 게임 선발전에서는 탈락했으나 91년 대표 1차 선발전 (지난해 12월)에서는 3위에 입상, 최종 평가전 (5월) 출전자격을 따냈다.
전양이 레슬링에 들어선 것은 지난 2월초.
지난 6∼7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대만 국제 여자 레슬링 대회를 앞두고 체과대 장호성 교수 (장호성·레슬링 협회 이사) 의 권유로 「순전히 호기심」에서 레슬링을 시작한 것.
훈련 시작과 동시에 무릎을 접질려 2O여일의 합숙 기간 중 절반은 구경만 했던 전양은 대만 대회 최고중량급인 75kg급에 나가 뜻밖의 우승을 차지해 버렸다.
2류 대회이긴해도 미국 오픈 유도 우승 경력이 있는 전양은 준비했던 고운 한복을 입고 시상대에 오르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우선 유도로 단련되어 체력에서 앞서 있고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을 갖고 있다』는게 신용업 (신용업) 대표팀 코치의 평가.
『힘들긴 하지만 레슬링이 조금 더 좋다』 는 전양은 지압사인 전용덕씨(전용덕·50)의 2남2녀중 막내.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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