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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무대 자존심 대결 뜨겁다|현대 차범근|대우 비츠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초호화 멤버의 현대와 대우의 사령탑을 맡아 첫선을 보이게 된 차범근(차범근·39) 감독과 비츠케이(헝가리·47) 감독의 대결이 올 프로 축구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 프로 축구의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자동차 업계의 라이벌인 이들 팀의 지휘봉을 잡은 양 감독은 자신들의 자존심마저 걸려있어 정상을 향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더구나 축구팬들은 서독 분데스리가에서 10년간 활약하며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로서의 명성을 쌓고 쾰른 대학 축구 학교에서 1급 지도자 자격을 획득한 차 감독과 헝가리 대표 선수를 거쳐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비츠케이 감독이 국내 첫 데뷔 무대인 이번 시즌에서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무척 궁금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김호(김호)감독의 후임으로 전격 발탁되어 그 동안 4단계에 걸친 치밀한 훈련을 직접 진두 지휘한 차 감독은 『시즌에 대비한 준비는 끝났다』면서 『독일의 선진 축구와 한국 축구를 접목시킨 새로운 스타일의 축구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팬들을 다시 그라운드로 끌어 들이겠다』고 선언, 자신감을 보이고있다.
차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전략은 특유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조직력 축구.
현대 축구가 철저한 압박을 구사, 시간과 공간에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스타플레이어 한두 선수에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진단한 차 감독은 GK를 제외한 10명의 선수에게 공·수에 따른 지역을 철저하게 안배, 전 선수가 밀물·썰물처럼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도록 한다는 것.
실제로 현대는 16일 마산 공설 운동장에서 벌어진 올림픽 대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 막강한 조직력과 빠르면서도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강재순(강재순)-최강희(최강희)-최영일(최영일), 김현석(김현석)-신홍기(신홍기)-윤덕여 (윤덕여) 로 이어지는 수비 라인은 마치 거대한 벨트처럼 맞물려 빈틈 없는 수비망을 구축했으며 한창우 (한창우) 함현기 (함현기) 송주석 (송주석) 등은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치는 강득수 (강득수) 의 지원을 받아 각도·거리에 관계없이 맹렬한 슈팅을 날려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차 감독은 변병주(변병주)가 부상으로 시즌 중반까지 출전할 수 없고 송주석·윤덕여가 부상에서 회복 중이어서 다소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나 선수들이 자신의 지도에 충실히 따라 주고 있어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장담한다.
현대에 강한 라이벌의식을 갖고 있는 비츠케이 감독도 『김주성 (김주성) 이태호(이태호)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데다 독일 출신의 전임 엥겔 감독으로부터 선진 축구를 습득, 올해는 기필코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만만해 하고있다.
1월초 팀에 합류한 비츠케이 감독은 한때 엄격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선수들로부터 불평을 들었으나 정용환 (정용환) 정해원 (정해원) 이재희 (이재희)등 노장 선수들의 솔선수범으로 이를 극복, 탄탄한 팀웍을 구축했다.
동계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조직력 등을 파악한 비츠케이 감독은 김주성· 이태호·노경환 (노경환) 하석주 (하석주) 정해원·유수상(유수상)등으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은 3-5-2의 현대식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충분하지만 수비력에서는 처진다고 판단, 지역과 대인을 섞는 새로운 블로킹 수비망을 구축했다.
스트라이커와 MF·수비 등 3명을 1개조로 묶어 그라운드를 3등분,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공격과 수비를 함으로써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줄이고 효과적인 축구를 구사케 한다는 복안이다.
비츠케이 감독은 헝가리 대표 출신인 아첼이 스위퍼로서 자리를 굳힘에 따라 박노봉 (박노봉) 김종부 (김종부) 등을 스위퍼나 스토퍼로 활용하고 정용환·이재희· 김성기 (김성기)등을 수비수로, 김판근 (김판근)을 플레이 메이커로 각각 기용할 방침.
스타 플레이어들이 총출전한 올해 대회에서 우승, 명실상부한 프로 최강의 자부심을·세우겠다는 비츠케이 감독은 올해야말로 화끈한 압박 축구로 다른 구단을 압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차범근 감독과 비츠케이 감독, 과연 어느 지도자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임병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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