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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협상하자"…에인절스·오리올스 등서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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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자유의 몸'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이승엽(27.삼성.사진)은 10일부터 자신을 원하는 구단과 연봉.계약금.계약기간 등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10일이 미국 시간으로 일요일인 것을 감안하면 업무가 시작되는 현지시간 월요일, 즉 한국 시간 11일부터 협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어디로 갈까=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mlb.com)의 애너하임 에인절스 페이지는 9일 '한국의 슬러거(이승엽)가 드디어 프리 에이전트가 됐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를 쓴 덕 밀러 기자는 "한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관심을 보이는 팀이 10여개 팀에 이르며, 그 가운데 에인절스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에인절스는 이승엽이 미국 진출의 조건으로 꼽는 ①아메리칸리그팀(지명타자 제도가 있어서) ②한국 교민이 많은 지역의 팀 ③주전을 차지할 가능성이 큰 팀 등을 모두 충족시킨다.

그러나 이런 외부조건만을 갖고 이승엽의 에인절스행이 유력하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삿포로 아시아 야구선수권에서 이승엽과 '눈이 맞은' 구단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였다. SFX의 존 킴도 오리올스의 랍 덕슨 스카우트와 같이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오리올스도 아메리칸리그 팀이며, 워싱턴 인근의 한국 교민이 꽤 많고, 1루 주전 가능성도 충분한 팀이다.

▶중요한 건 몸값=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에이전트 안 텔렘은 9일 "이승엽은 미국에서 나의 고객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텔렘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의 미국 진출을 성사시킨 에이전트다. 존 킴이 주선하고, 텔렘이 구단들과 흥정을 벌여 이승엽의 미국행이 이뤄지는 것이다. MLB 공식사이트는 텔렘이 이날 "아직 팀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 11일 다시 연락하자"라고만 짧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승엽의 '눈높이'는 연봉 1백50만~2백만달러에 3년 계약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사이닝 보너스를 포함하면 최소 6백만달러 이상 투자해야 그를 잡을 수 있다.

텔렘은 구단들과의 협상에서 이승엽의 향후 상품성 등을 강조하겠지만 그렇다고 이 눈높이를 맞춰주겠다는 팀이 선뜻 나설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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