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육·해·공 주식' 고속엔진 달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해운.조선, 자동차, 항공 등 운수(運輸)관련 업종들이 상승 장세를 이끌고 있다.

해운.조선주는 세계 해운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순항하고 있고, 현대차.쌍용차 등 자동차주도 수출이 증가하며 고속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북핵 문제 등으로 상승장에서 거북이 걸음을 했던 대한항공 등 항공주도 악재를 털어내고 고공 비행 중이다.

◇순항 중인 해운.조선주=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해운.조선주는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1백11.29%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19.16%)보다 여섯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특히 인수.합병(M&A)에 휘말린 현대상선을 비롯해 대한해운.세양선박 등은 주가가 세배 가까이 올랐다.

해운.조선주가 초강세를 보이는 것은 해운 운임지수가 3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해운업이 활황인 데다 전 세계적으로 무역이 늘어나며 컨테이너선.벌크선 등에 대한 신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많이 사들이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해운.조선주의 상승 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과 맞물려 해상 운임이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증권 박준형 팀장은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출입 물량 및 신규 선박 수요의 증가로 조선업종의 호황이 예상된다"며 "특히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치솟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류재현 연구원도 "우리나라의 해운.조선주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며 "한진해운 등이 3분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고 앞으로도 실적호전이 기대돼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항공주도 강세=내수 부진과 원화환율 하락 등으로 약세를 보였던 자동차주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지난달부터 상승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30만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량이 월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와 쌍용차는 10월 1일 이후 25% 넘게 상승했고 기아차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국내 판매가 부진한 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점이 부각되며 자동차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우리증권 박성진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으로의 수출이 꾸준히 늘고 있어 환율 하락의 악영향을 상쇄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도 살아나고 있기 때문에 내수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공주도 하반기부터 항공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사스의 진원지였던 중국 노선의 여객.화물 수송이 늘어나면서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에 대한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