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미 자리 잡은 멀티클래스 펀드는 원래 장기투자자와 단기투자자를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입금액의 일정 비율을 판매수수료로 미리 떼는 선취형 펀드(A클래스)와 선취 수수료는 없지만 일정기간 이전에 환매하면 높은 판매수수료를 부과하는 후취형 펀드(B클래스), 선.후취 수수료가 없는 펀드(C클래스)로 구분됩니다. C클래스 펀드는 A, B클래스에 비해 연간 신탁보수율이 높은 편입니다.
2000년대 이전 미국의 주식형 클래스펀드의 경우 A클래스는 선취로 3~5%를 떼기 때문에 신탁보수율은 연 2~3%에 달하는 C클래스 펀드 신탁보수율의 절반 수준인 연 1~1.5%였습니다. B클래스는 신탁보수율이 A타입과 같지만 1년 이내에 환매하면 5~7%의 고율의 판매수수료를 부과하고 매년 1%포인트씩 낮아져 5~7년 후부터 수수료를 면제했습니다. 따라서 3~5년 정도 투자하면 A클래스, 5~7년 이상 투자하면 B클래스, 3년 이내 투자하면 C클래스가 유리한 수수료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미국 펀드 시장은 21세기 들어서 주식펀드 수익률 하락과 함께 클래스 펀드 제도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선.후취 수수료율이 1~3%로 크게 낮아졌고, C클래스의 연간 신탁보수율 또한 싸졌습니다.
한국의 클래스펀드 제도는 2004년 시행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을 계기로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멀티클래스 펀드의 명칭에 붙이는 A, B, C 등 알파벳 의미가 운용사마다 달라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산운용협회가 이 같은 혼란을 바로잡겠다고 나섰습니다. 선취형을 A클래스, 후취형을 B클래스, 선.후취 수수료가 없는 것을 C클래스로 정의하는 것은 미국과 같습니다. 다른 점은 선후취 수수료를 둘 다 부과하는 펀드 유형을 D클래스로 정의한 것 정도입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www.funddocto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