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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2006 문화계 - 모차르트·쇼스타코비치·슈만을 기리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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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첫 내한공연에서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려준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의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 슈만 서거 150주기를 맞아 클래식 음악계는 바삐 움직였다. 빈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런던 심포니,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등 세계 굴지의 교향악단이 대거 내한했다. 올해 클래식계를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모차르트·슈만·쇼스타코비치의 해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가장 널리 연주된 곡은 '레퀴엠'이었다. KBS교향악단을 비롯, 서울오라토리오, 부산시향, 서울.안양.고양.청주.대전시립합창단, 부산 한울림합창단,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 등이 잇따라 연주했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튜티체임버(음악감독 이옥희)가 지난해부터 2년간 함께 펼쳐온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연주회'의 피날레 무대도'레퀴엠'이었다. 예술의전당의 오페라 '돈조반니', 프로그램을 모차르트 일색으로 꾸민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도 모차르트 축제를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서울시향이 정명훈 지휘로 콘서트 형식으로 상연할 예정이었던 '마술피리'공연은 무산됐다.

부천시향(음악감독 임헌정)은 슈만 교향곡 전곡 연주회, 바이올리니스트 배상은-피아니스트 윤철희 부부 듀오는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열었다.

하지만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곡 연주회 같은 의욕적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부천·고양·안산·의정부시의 공연장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공동 제작의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국제 콩쿠르 휩쓴 신예 연주자

올해는 유난히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 출신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통영 경남국제음악콩쿠르가 유네스코 산하 세계국제음악콩쿠르 연맹 회원에 가입한 후 첫 대회에서 첼리스트 이정란(24.파리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씨가 1위에 입상했다.

가장 강세를 보인 분야는 바이올린. 이유라(21)씨가 아우구스부르크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김수연(18)양이 하노버 국제 콩쿠르에서, 장유진(15)양이 차이코프스키 국제 청소년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조진주(18)양이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각각 1위에 입상했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김선욱(18)군이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이정은(21)씨가 포르투갈 포르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손민수(30)씨가 캐나다 캘거리 호넨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에 올랐다.

또 첼리스트 강승민(19)양은 카사도 국제 첼로 콩쿠르,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16)군은 슈베르거 콘트라베이스 국제 콩쿠르, 오르가니스트 박준호(21)씨가 그라츠 국제 오르간 콩쿠르, 카운터테너 이동규(29)씨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비냐스 국제 성악 콩쿠르, 성시연(31)씨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를 휩쓸었다.

이 밖에도 신시내티 심포니에 부수석 주자로 입단한 플루티스트 최나경(23)씨, 빈 슈타츠오퍼에서 주역 가수로 데뷔한 테너 정호윤(29)씨, 내년 1월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서는 테너 김우경(29)씨의 활약도 눈부셨다.

#세종체임버홀 개관

8월 세종체임버홀(476석)은 세종문화회관 사무동 3층에 있던 컨벤션센터를 개조한 무대다. 실내악 전용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었다. 충분한 잔향 시간(1초45), 중앙 통로가 없는 유럽식 객석배치로 친밀감을 높였다. 역부채꼴과 장방형을 혼합한 객석 구조로 음향 전달력이 뛰어나다. 앞뒤 좌석을 엇갈리게 배치해 1층 맨 뒷열의 객석과 무대의 높이 차이가 1.52m에 불과하다. 세종문화회관은 기존의 소극장을 음악당으로 만들기 위해 개.보수 공사 중이다.

#합작 오페라 가능성을 보다

경기지역문예회관연합회가 부천시민회관(1089석), 고양어울림누리(1187석), 안산문화예술의전당(1368석), 의정부예술의전당(1025석)에서 각 2회씩 공연한 '나비부인'은 오페라 공동 제작의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유료관객 9058명(유료관객 객석 점유율 97%)이라는 전석 매진에 가까운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4개 극장에서 8회 상연했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다.

국무총리복권위원회 지원금 2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 4억7000만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4개의 극장이 의기투합하고 부천시향과 의정부시립합창단이 연주를 맡는 등 공동제작 덕분에 각 극장은 5500만원만 투자하고도 오페라 한 편을 올릴 수 있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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