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73% 가출 충동 경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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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시내 청소년들의 상당수가 학교와 가정에 대한 불만이 크고 인생에 비관적이며 가출충동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 YMCA 청소년 상담실이 서울시내 남녀중고생 2천49명을 대상으로 의식조사(기간 89년 11∼12월)를 한 결과 밝혀졌다.
이 조사에서 절반이상의 청소년들이 인생에 대한 비관적인 기분을 토로했다.
즉 응답자의 46%는 인생이 즐겁고 희망적이기보다 슬픔과 고민이 더 많다고 했고 9.8%는 절망적이며 자살·가출까지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는 등 모두 55.8%가 인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삶이 매우 즐겁고 희망에 차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4.6%에 불과했으며 29.8%는 슬픔과 걱정보다 희망적인 느낌이 많은 편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자신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진로·진학문제(35·9%) ▲성적·학업문제(35.2%)▲사회제도(23·7%)순으로 꼽았다.
조사대상 청소년들은 자신의 목표와 가장 근접한 삶의 모습으로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는 것을 가장 바랐으며(35.6%) 그 다음으로는 ▲정의로운 삶(19.3%) ▲경제적 부유(14%)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차지(8.3%) ▲봉사하는 삶(7.7%)등을 꼽았다.
응답 청소년들의 상당수(66·7%)는 청소년 가출을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겼으며 72·7%는 가출 충동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45·2%는 가정분위기에 대해, 56·2%는 학교생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가정에서 가출욕구를 느끼는 원인으로는 ▲이유를 듣지 않고 무작정 야단부터 칠 때(30·5%) ▲집에서 나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을 때(17·2%) ▲예기치 않게 시험점수가 나쁘게 나오는 경우(15·5%)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할 때(14%)등을 지적했다.
학교생활 때문에 가출충동을 느끼는 때는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를 때(21·4%)▲시험성적 결과가 나올 때(20·3%) ▲친구로부터 따돌림당할 때(11·9%)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10·5%)등 이라고 지적. 응답자중 실제로 가출했던 학생은 1백75명(8·5%)에 달했다.
이 가출 청소년 중 21·1%는 유흥업소에 취직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가출했을 때 가본 경험이 있는 장소(복수응답처리)는 ▲친구 집(68·2%) ▲전자오락실(62·9%) ▲만화가게(57·1%) ▲영화관(46.8%) ▲독서실(41·6%) ▲카페(40·9%) ▲친척집(36·0%) ▲바닷가(31.5%)등이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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