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지 우산 만들어온 공예가 장창원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선조의 정신이 깃들인 전통공예품을 보존하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지 우산 만들기로 외길 50년 세월을 보낸 장창원씨(63·전주시 우우동3가98).
한지에 들기름을 바르고 36∼54개의 우산살을 엮어만든 직경1·5m의 지 우산은 3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강하다.
장씨는 가업인 지 우산 만들기를 3대째 이어 내려오고 있다.
『할아버지에게 어깨너머로 배우고 정교한 기술은 아버지로부터 전수 받았습니다.』
장씨는 60단계를 걸치는 복잡한 제작과정을 자신이 직접 기계화, 6개 공정으로 줄였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연간 4만2천여 자루의 지 우산을 일본 등에 수출, 월 2천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렸습니다』
일본에서도 널리 이름을 떨친 장씨는 주문을 댈 수 없을 만큼 호황을 누렸으나 80년대 들어 비닐·합성섬유에 밀려 시장을 잃고 말았다.
『지 우산이 생활용품에서 골동품가게의 토산품으로 전락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장씨는 종업원 3명과 함께 하루 4∼5자루의 지 우산을 수제품으로 제작, 서울 인사동 토산품가게에 납품하고 있다.
지 우산 한 자루의 가격은 1만2천원 정도.
전국공예품 경진대회에서 숱하게 입상한 바 있는 장씨는 『지 우산 제조과정이라도 잊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무형문화재 지정을 서둘러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지 우산 제조에 여생을 바칠 것을 다짐했다.
한때 종업원이 40여명에 이르렀으나 이제는 다 떠나고 경제성이 없어 가업으로 전승시키지도 못해 지 우산의 명맥이 끊길 것을 염려하는 장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글·사진 현석화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