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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축구 기폭제역할 "예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스타플레이어라 해서 반드시 뛰어난 지도자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 말은 스포츠계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였던 차범근 (차범근) 감독의 지도자로서의 능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국내축구팬들은 벌써부터 차 감독이 지도자로서 데뷔무대가 될 올 프로시즌에서 어떤 축구를 선보여 또 다시 국내에 「차붐」을 일으킬 것인지에 흥분하고 있다.
올 프로축구는 차 감독의 가세로 선수들의 대결 못지않게 6개구단 사령탑의 두뇌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돼 또 하나의 관심거리가 되고있다.
6개구단 감독들의 면모를 보면 이같은 양상은 확연하다.
국가대표 명수비수출신으로 86멕시코월드컵대회 사령탑을 맡았던 유공의 김정남 (김정남) 감독을 비롯, 83멕시코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창조하고 대표팀감독을 최근까지 역임한 박종환 (박종환) 일화감독, 「아시아표범」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려한 경력에 90이탈리아월드컵대표팀감독을 맡았던 이회택 (이회택) 포철감독은 물론 순수한 국내파 지도자로 지난해 프로챔피언에 올랐던 고재욱 (고재욱) 럭키금성감독, 헝가리대표팀사령탑 출신인대우의 비츠케이 감독등 모두가 내로라하는 지도자로 결코 감독으로서는 햇병아리 (?)인 환 감독과 같은 대열에 낀다는 것이 어쩌면 자존심이 상할지도 모른다.

<선진축구이론 총동원>
더구나 차 감독은 귀국후 국내에는 훌륭한 지도자가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자주 지적한바 있어 다른 감독들은 적어도 현대에만은 질 수 없다는 자존심을 내세워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차 감독도 이같은 점을 인식, 자신이 10년동안 서독 분데스리가에서 체득한 실전경험과 쾰른대 지도자코스에서 배운 선진축구의 이론을 총동원해 팀을 조련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있다.
귀국한지 1년만인 지난해 11월23일 전격적으로 현대를 맡게된 차 감독은 아예 짐을 홈구장인 울산으로 옮기고 선수들과 함께 뛰고있다.
90분 내내 「뛰는 축구」를 국내팬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온 차 감독은 계속되는 동계훈련을 통해 세계적 조류인 압박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체력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차 감독은 선수들에게 『패스를 위해서도 뛰고 패스를 받기 위해서도 뛰며 다른 선수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도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쉴새없이 강조, 이제는 전선수들이 뛰는데는 익숙해져 있고 전경기장을 폭넓게 이용하게 되었다며 그동안의 훈련성과에 만족을 나타내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상대에게 시간·공간적으로 틈을 주지 않는 전술을 펼치고있는 현대는 성대·상무·서울시청등 대학·실업팀과의 최근 9게임에서 8승1무46득점에 2실점하는 급성장을 나타냈다.
차 감독은 『현재 훈련성과가 50%쯤에 와있다. 남은 기간동안 차질 없이 계획대로 훈련을 계속한다면 올 시즌에는 어느팀과도 해볼만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3년차 선수들에 기대>
지난해에 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직접 진두지휘한 일화의 박종환 감독은 『압박축구를 깨는 새로운 스타일의 축구를 선보여 돌풍을 일으키겠다』면서 팬들이 주목해줄 것을 주문.
지난해까지 지나치게 공격일변도의 축구를 구사, 팀이 하위권에서 맴돌았다고 자가 진단한 박 감독은 이달초 시작된 전술훈련을 통해 일부선수의 위치를 바꾸고 수비를 보강함으로써 팀의 전력에 안정을 꾀하고 3년째를 맞는 대부분선수들의 기량이 원숙해져 올해야말로 기대를 걸 수 있다고 설명.
일화는 올 시즌 수비에서는 압박을 가하겠지만 공격에서는 상대의 압박을 유도, 빈 공간을 전광석학처럼 공략하는 전술을 구사할 계획.

<부상선수 많아 어려움>
부상선수가 많아 동계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는 유공의 김정남 감독과 포철의 이회택 감독도 특유의 조직력을 강화시켜 시즌중반 이후 선두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으며 지난해 우승팀 럭키금성의 고재욱 감독은 지난 시즌 큰 효과를 본 「숫자축구」를 올해는 보다더 원숙하게 구사, 프로사상 처음으로 연패를 차지할 계획이다.
특히 고 감독은 게임리더인 최순호 (최순호)가 빠져나갔지만 이영진 (이영진) 최대식 (최대식)이 공백을 메워주고 헝가리에서 도입한 젬토이가 스토퍼자리를 맡아 조민국 (조민국)이 스트라이커로 변신함으로써 오히려 공격력이 크게 보강되었다며 느긋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정상차지 결의 대단>
한편 독일출신 엥겔로부터 지난1월 지휘봉을 이어받은 대우의 비츠케이 감독은 『동계훈련을 통해 유럽형 축구를 완성, 올 프로리그에서 반드시 정상에 으르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다. <임병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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