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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불황 덕에 떴다 '알뜰 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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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CJ홈쇼핑에서는 최근 중저가 남녀 정장이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백화점의 정장 판매가 전년에 비해 10~20% 이상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이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30만~40만원대의 정장을 이곳에서는 10만~20만원대의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장광효.송지오.박춘무.우영미 등 유명 디자이너의 정장도 이곳에서는 30만원 이하 가격으로 판매한다.

바지 3장을 3만9천9백원에 파는 코리아홈쇼핑은 올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 7백억원을 돌파했으며 연말까지는 1천4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불황기에 판매가 늘고 있는 제품들이 적지 않다. 바로 불황기에 강한 절약형 제품들이다.

일반 샴푸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9백㎖ 이상의 대용량 샴푸 판매는 늘고 있다.

조사전문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5백~7백㎖ 샴푸의 비중은 지난해 26.5%에서 올해 24.7%로 줄어든 반면 대용량 제품의 비중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16.6%로 늘어났다. 9백㎖짜리 프리미엄 샴푸의 가격은 9천원선이지만 5백50㎖ 제품은 7천원으로 대용량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웰라 발삼'의 경우 지난해까지 구색 갖추기용으로 내놓았던 9백㎖ 이상의 샴푸.린스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15~25%를 차지하고 있다. 유니레버의 '럭스'와 P&G의 '비달사순'도 최근 9백60~1천㎖의 제품을 출시하고 대용량 시장에 진입했다.

세제의 판매 증가도 눈에 띈다. 할인점 이마트의 경우 세탁 세제가 전년에 비해 10.5%의 매출 신장을 보이며 전체 생필품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실크.울 등 고급 소재로 만들어진 옷을 세탁할 수 있는 울 전용 세제의 매출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피죤의 울 전용 세제 '울 터치'는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피죤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세탁소를 이용하는 사람들보다 집에서 직접 빨래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용실에서 비싼 돈을 주고 염색하는 대신 염색약을 사다가 직접 염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염색약의 판매도 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염색약 '더블리치'는 지난 9월까지 6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가염색 인구가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바지와 소주.라면.돼지고기 등 전통적인 불황기 상품들의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수도권 10개점에서 판매하는 '리바이스' 'CK진' '폴로진' 등 3개 청바지 브랜드의 매출은 32%나 늘어났다. 맥주와 위스키.와인 등 비싼 술의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소주의 판매량은 지난 8월 말 현재 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웰라 코리아의 전진우 부장은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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