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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끄는 「시스팀 부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현대의 부엌은 단순히 음식을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취사 공간만은 아니다.
주부뿐 아니라 자녀·남편이 함께 드나들고 그곳에서 손님접대, 가족간의 대화가 이뤄지는 「제2의 거실」이다.
이같이 부엌의 기능이 다양해지고 중요해짐에 따라 가사노동의 능률성, 편리함, 안전성뿐 아니라 인테리어적 요소까지 가미한「시스팀 키친」으로 개조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시스팀 키친이란 단순한 부엌가구가 아니라 그 가정의 생활방식(Life Style)에 맞춰 과학적으로 설계·시공되는 새로운 형식의 부엌.
예컨대 자녀의 연령, 주부의 취업 여부, 노부모의 존재 유무, 손님의 방문횟수 등 각 가족 특유의 생활방식에다 부엌의 크기, 창과 출입문의 위치, 거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개성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부엌 시스팀이다.
시스팀 키친이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80년대초부터이고 본격적으로 붐이 일기시작한 것은 3∼4년전부터다.
주로 10년 이상된 중산층 아파트 단지에서 낡은 집을 새집으로 탈바꿈 시키는 한 방편으로 부엌을 완전히 개조하는 경우가 많다.
주방가구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 반포아파트단지나 갑구정동일부 아파트의 경우는 60%정도가 부엌을 보수 또는 개조했으며 이중 대부분은 시스팀 키친을 설치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이는 또 주방전문업체 (주)한샘의 판매량 중 신축과 개축의 비율이 3대7로 나타나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이같은 부엌 개조바람이 불기시작하자 일부 부유층에서는 1∼2년밖에 안된 멀쩡한 부엌을 뜯어내고 고치거나 아예 아파트 입주시 주부의 취향을 살려 설계한 시스팀 키친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어 주위의 빈축을 사는 예까지 있다.
시스팀 키친이 이처럼 유행되기 시작한 것은 다음의 몇가지 요인 때문.
▲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아파트 생활의 대중화 ▲ 가족중심의 핵가족화로 식탁문화의 탄생
▲ 파출부 인력난으로 주부들의 가사전담과 부엌에 대한 관심 증대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2∼3년새 아파트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보다 넓은 아파트로 이사하기 힘든 가정에서 여유돈으로 「부엌이나마 고치고 만족하고 살자」는 생각도 가세한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외국수준에 거의 손색이 없는 세붐의 개발이 주부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요인
현재 (주)한샘·보루네오 키친·(주)오리표 싱크 등 주방전문업체들이 선보이는 시스팀 키친의 소프트웨어적 요소, 즉 부엌가구의 소재·설치방법·수납장의 형식·부엌 액세서리류 등이 세련되고 고급화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빌트인 시스팀(Bullt in System)이라해서 부엌 가구속에 기기들을 내장시키는 방법.
부엌가구 설계시 이미 갖고있는 냉장고·오븐·가스레인지·전자레인지 등의 색상과 크기·종류 등을 고려해 가구를 짜고 그안에 함께 설치해 넣는 것이다.
이럴 경우 가스레인지의 버너부분만이 작업대 상판위로 나오고 나머지부분은 모두 가열대밑의 수납장으로 들어가며 냉장고 위의 빈 공간도 활용할 수 있어 한결 깔끔하고 넓은 부엌을 만들 수 있다.
또 한국식 생활양식에서는 필수요소인 「광」을 대신할 수 있도록 밀었다 당겼다 할수 있는 이동식 망사형 선반·회전식 수납장 등을 개발해내 인기를 끌고있다.
최근엔 대우·금성·삼성 등 가전사들이 벨트인 시스팀에 자동화 기능을 보강한 시스팀 키친을 선보이고 있는데 센서식수도·자동 해충방제 장치, 센서푸드 장치 등이 첨가돼있다.
그러나 시스팀 키친의 보급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고액의 비용.
소재를 무엇으로 하는가와 선택 품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국민 주택 규모의 경우 최소 60만∼1백만원선이며 큰 평수엔 4백만∼5백만원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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