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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갈피] 위더스푼부터 스피어스까지 씹어볼까, 할리우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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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순결한 할리우드

케빈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미디어2.0, 272쪽, 9000원

약간의 과장을 섞어 말하자면,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케빈 스미스의 영화를 본 사람과 다른 하나는 보지 않은 사람. 전자에게 이 책은 '필독서'가 될 테고, 후자에게는 다소 '깨는' 경험이 될 지 모른다(그래도 그 경험을 기꺼이 해보시라 권한다).

케빈 스미스가 누군가. 1994년 스물세살 나이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애지중지하던 만화책을 판 돈 등을 모아 초저예산(2만7000달러!) 영화 '점원들'을 발표해 선댄스영화제와 칸영화제에서 기린아로 떠오른 감독이다. '몰래츠' '제이 앤드 사일런트 밥'등에서 미국 젊은이들의 정서와 하류문화를 엮어낸 그의 기막힌 유머감각은 평단과 매니어들의 열렬한 갈채를 받았다.

노는 무대만 스크린이 아닌 종이일 뿐, '저예산 독립영화 감독의 할리우드 엿보기와 꼬집기'로 요약되는 이 책에서도 그의 입심은 건재하다. 내로라 하는 연예인들이 실명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리즈 위더스푼을 "지랄맞게 똑똑한 척 하고 구역질날 정도로 겸손한 척 한다"며 '왕재수'라 부르지 않나, 브리트니 스피어스에 대해 "옷도 거의 입지 않은 채 간발의 차이로 불법을 면한 도발적 행동"을 일삼는다고 비난하질 않나.

스타들이 의사와 홍보담당자를 꼭 필요로 하는 이유를 "수정같은 이미지를 유지해야 박스오피스 성적을 뉴저지주가 아닌 로드아일랜드주 일년 예산에 맞먹을 정도로 높일 수 있다"고도 꼬집는다.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저렴한 출연료로 '봉사'하곤 하는 벤 에플렉은 이 책을 두고 "이 책으로 인해 성경은 인류 사상 두번째로 위대한 책이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글쎄, 위대한 것까진 몰라도 꽤나 유쾌한 글인 것은 분명하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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