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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구 무쇠어깨 지경희 첫 득점여왕 등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여자배구의 거포 지경희(25·현대)가 여자부에서 대통령배사상 첫 「득점여왕」에 등극하며 한국배구에 또 하나의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다.
배구인들은 이제 지경희가 6인제 배구가 국내에 도입된지 30여년 동안 여자배구가 탄생시킨 가장 걸출한 스타라는 데 이론을 달지 않고 있다.
지난 87년 제4회 대통령배 대회에 첫 출전한 지는 작년대회까지 1천1백13개의 스파이크를 성공했고 올 시즌 1차대회에 2백3개를 추가, 모두 1천3백13개의 스파이크성공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은 작년까지 랭킹 1위에 올라있던 정학숙(선경인더스트리)의 1천2백40개를 훨씬 능가한 것이다.
특히 지의 기록이 외경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는것은 원년대회를 포함, 7년동안 작섬한 정의 기록을 불과 4년만에 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배구코트에서 추종불허의 파괴력을 구사하는 독보적 왼쪽공격수 지는 상대블로킹을 부수는 강스파이크가 등록상표.
그녀는 연타·빈곳찔러넣기·속공등 잔재주위주의 기술은 거부한다.
다이내믹한 경기를 보려는 배구팬들은 마치 남자와 같이 체중실린 지의 스파이크에 열광하고 만다.
현대 주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는 지는 올시즌 대통령배 1차대회에서 남자선수도 기록하기 힘든 공격성공률 60%를 마크, 「무쇠어깨」를 과시했다. 소속림 현대로서는 절대적 존재인 지는 현대가 올 시즌을 포함, 역대 첫 23연승의 무패가도를 달리는데 주역역할을 해냈음은 물론이다.
그녀가 스타덤에 오른것도 극히 최근의 일이다.
지난 85년 성암여상 졸업반때만 해도 빛을 보지 못했으나 86년 현대입단 후 선배 김윤혜 의 대타로 기용, 소속팀에 대통령배를 안겨주는데 결정적 수훈을 세우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일취월장을 거듭, 국가대표로 발탁되면서 86년 4월 챌린지컵대회, 5월 NHK배 등을 거치며 일약 주공자리를 따낸 것이다.
특히 NHK배에서는 겁없는 강타로 일본을 2연파하는데 공헌, 「지경희를 위한 대회」 라는 격찬까지 들었다.
그 후 지는 86아시안게임·서울올림픽·북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부동의 레프터로 활약했다.
60년대 초 6인제 배구가 국내에 도입된 후 여자거포의 계보는 서춘광 조혜정 이은경 지경희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여자거포 가운데 지는 볼파워와 투지면에서 단연 선배 스타플레이어를 압도하고 있다.
서와 이는 강·연타를 고루 섞어 손목의 힘으로 상대블로킹을 요리하는 스타일이었고 조는 단신(1m58cm)을 탄력있는 점프로 극복하며 스파이크를 퍼부어 「나는 새」로 칭송받았다.
그러나 지는 1m70cm·68kg의 좋은 체격조건에 3m 높이의 타점에서 내려꽂는 체중실린 강스파이크가 무기다. <방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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