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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자제로 뛰는 사람들: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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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여는 넘치고 야는 극심한 “인물가뭄”/「민자=당선」 공천따기 총력/계파 안배싸고 “잡음” 클듯/평민·민주 부진… 민중·노총 지역골라 공략
여권강세지역인 강원도는 아직까지 각 정당의 공천지침이 불투명한데다 정부의 불법선거 강경제재 방침등으로 선거열기가 주춤,정중동의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공천=당선」이란 인식탓에 여당은 출마희망자들이 넘쳐 선택난을 겪고 있는 반면 야당은 극심한 인물난을 겪어 여권내 집안싸움의 양상을 띠고 있다.
도의원 54명,시·군의원 2백40명을 뽑을 강원지역에서 현재 자천 타천으로 거명되고 있는 도의원 후보는 2백여명.
이중 평민·민주·민중당 등 야당 당적자와 야권인사는 20명안팎에 불과,거의 모두가 민자당 및 친여인사들로 분류되고 있다.
민자당은 지구당위원장의 주도로 공천후보자 인선작업을 진행,선거구별로 낙점자의 윤곽은 어느 정도 짜여졌으나 탈락자들의 반발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뚜껑을 개봉하지 못한채 후보자들의 광역·시·군의회간 교통정리등 무마작업에 곤혹스런 표정이다.
특히 3당합당 후 막상 한배는 탔지만 속초­고성·횡성­원주군­삼척 등 일부지역에서는 계파간 안배에 따른 공천문제를 둘러싸고 내부갈등이 표면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자당 강원도지부는 10만당원을 대상으로 사랑방 좌담회 및 간담회 등을 통한 조직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지역에서는 공천탈락때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를 보여 자칫하면 집안싸움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민자당의 이같은 내홍속에 평민·민주·민중당 등 야권의 선거채비는 크게 뒤진 느낌이다.
평민당은 54개 광역선거구에 후보자를 전원 낸다는 원칙은 세워놓고 있으나 도지부와 도내 12개 지구당중 삼척시·군과 태백·속초­고성 등 3개 지구당이 사고 및 미창당지역인데다 중앙당의 지침도 아직 없어 조직정비 및 점검작업에 손을 못대고 있는 처지다.
다만 춘천·강릉·철원 등 평소 활동도가 높은 지역은 지구당위원장이 중심이 돼 야성이 강한 지역인사에 대한 영입활동을 펴고 있다.
민주당은 옛민주계 인사를 중심으로 현재 원주·강릉·동해·명주·양양·홍천 등 7개 지구당이 구성돼 있으나 아직 조직기반이 취약한데다 중앙당의 내홍이 겹쳐 선거채비는 극히 미진한 실정이다.
민중당은 춘천·정선 등 2개 지구당만 구성돼 조직기반은 가장 취약하지만 진보성향이 강한 태백·정선지역의 광산노동계와 춘천·원주·속초지역의 재야세력등과 유대해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이와 함께 노총지부와 여성단체도 지자제에 적극 참여키 위해 출마후보자 인선 및 기반구축에 바쁜 행보를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말 노조대표들에게 정치세미나를 가졌던 노총 강원지역본부는 태백·고한·사북 등 탄광촌과 동해·속초 등 항만지역,춘천·원주 등 도시지역의 노동세력이 강한 곳에 10여명 출마채비를 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있다.
춘천 YMCA는 지난해 12월부터 세차례 비공식 모임을 갖고 백모이사(51·여)등 2∼3명을 출마후보자로 정해 적극 후원키로 의견을 모았고 한국부인회도지부·춘천여성단체협의회·원주군여성단체협의회·한국여성예림회 등 여성단체도 최근 총회를 통해 10여명의 출마대상자를 옹립,지원을 다짐했다.
이 가운데 원주 애향운동본부(본부장 원제윤)은 점차 과열·타락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방의회선거를 깨끗이 치르기 위한 공명선거 캠페인에 나섰다.
애향운동본부는 25일까지 원주시 번영회사무실과 원주 JC사무실에 「부정선거 고발센터」를 개설,시민들로부터 불법사례 접수후 1차 경고한뒤 계속되는 불법행위는 당국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각급 학교 학생들로부터 공명선거 표어를 공모,당선작은 시상과 함께 다량인쇄해 차량과 공중장소에 붙여 공명선거 분위기 조성을 범시민운동으로 벌이기로 했다.
현재 강원도내에서 가장 많은 인물이 거명되고 있는 춘천시의 경우 이호덕(60·춘천시번영회장)·황정선(53·화물공제조합이사장)씨 등 17명이 도의원 출마예상자로 지목되고 있다.
춘천농고 동창회장의 지명도에다 한승수의원 후원회장직을 맡은 인연으로 이미 공천내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지연과 학연을 쫓아 뛰고있다.
황씨는 지난해 개인사무실을 차려놓고 후평1동에 이어 후평2동을 공략중이다.
춘천 제1선거구의 하광윤씨(30·민중당춘천지구당 조직국장)는 공단근로자들을 겨냥해 표밭을 일구고 있고 전 춘천간호전문대학장 김유겸씨(55·여성유권자연맹지도부장)에 대한 여성유권자를 감안한 공천배려가 관심을 끌고 있으며 박수복(47·대림연탄 대표)·오상근(64·전강원대 동창회장)·민경수(49·건축사)·이국남(49·전건축사협회도지부장)씨 등도 공천향방에 관심을 갖고 표밭갈이에 열중이다.
춘천 2선거구의 박건주씨(68·도지방행정동우회장)는 춘천시장·번영회장을 지낸 지명도와 강원대 동창회의 지원아래 도의원 출마가 예상되며 3선거구의 이창근씨(80·전강원도지사)도 도의회 의장을 겨냥,출사표를 냈다.
원주에서는 9명의 출마예상자가 거명돼 3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의 여권인사들이 공천탈락때엔 무소속 출마를 표명하고 있어 혼전이 예상된다.
임홍식(65·전상의회장)·정상철(48·삼화당한약방 대표)씨가 거명되고 엄창윤씨(58·상업)는 공천여부와 관계없이 강원대 동문과 원주농고 동문의 지원아래 표밭을 일구고 있으며 이강부(58·우진전기 대표) 염준수(51·신협도지부회장)씨,13대 총선에 나서려했던 함영태씨(43·국민관광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으며 이종일(50·치악산관광대표)·정덕중(52·원주관광호텔 대표)씨도 가세할 전망이다.
3명의 도의원을 뽑을 강릉시는 현재 12명의 출마희망자들이 맹렬한 득표작전을 펴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1선거구의 김명기씨(54·성림산업대표)는 3당합당전 공화계의 최각규의원과 깊은 인연을 맺어 공천내락이 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릉김씨 문중과 강릉농고 동문회를 기반으로 2년전부터 다져온 표밭갈이에 분주하고,권혁춘씨(50·전 도스키협회회장)도 강릉농고 및 동명국교 동문회를 중심으로 표밭을 일구고 있다.
심재천씨(54·사법서사)는 대문중인 강릉심씨 문중과 평소 참여해온 봉사단체 및 체육클럽회원 등을 상대로 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이훈씨(46)는 서부시장에 지역개발연구소를 내고 의원배지를 향해 뛰고 있다.
동해지역은 문상복(56·재향군인회장)·도무현(47·반석실업 대표)·박삼수(58·도 새마을부녀회장)·전억찬(41·동해공업학교장)·이상록(62·동해제재소대표)·임순관(48·시축구협회장)씨 등 10여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태백시에서는 방항석씨(51·한마음신협 이사장)가 천주교신협회원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으며 김흥수(51·전사회정화위원장)·김시돈(57·전농협조합장)·송병옥(53·재향군인회장)·김상봉(56·평통위원)·김원식(57·바르게잘살기협의회장)·정양섭(41·산업)·김유태(45·학원경영)·김부권(회사원)씨 등 10여명이 가세할 조짐이다.
3당합당전의 민정계와 민주계가 내부갈등을 겪고 있는 속초시는 함영형씨(51·건설업)가 수산업 등으로 쌓은 재력에다 민자당 부위원장이어서 공천이 유력하자 지난 연말 주민등록을 노학동에서 중앙동으로 옮기고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돌입했으며 약사인 이관희(55)·윤종구(51·새마을운동시지부장)씨도 속초토박이의 이점을 활용,기반확산에 나섰다.
이밖에 윤중국(60·민자당부위원장) 전상기(53·제조업) 김정문(61·운수업) 김여수(66·경향공업사 대표)씨 등이 가세하고 오랫동안 속초지역 항운노조를 이끌어온 서동석씨(53)도 노동계를 기반으로 표밭일구기에 분주하다.
강원도내 시지역에서 유일하게 2명의 도의원을 뽑는 삼척시에서는 정재욱(50·상업)·공덕환(45·상업)·정호영(62·민통시협의회장)·이형우(59·식당업)·박재근(66·번영회부회장)·송영기(50·재향군인회장)·김남렬(50·새마을시지회장)씨 등 7명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횡성군의 경우 2개 선거구에서 6명이 거론되는 가운데 송인호씨(54·토건업)는 의용용소방대에 야식을 제공하는등 얼굴을 넓혀가고 있다.
이웃 원주군의 신재준씨(61·속초우체국장)는 재작년부터 도의원 출마의사를 밝히고 관혼상제등 주민경조사엔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어 지지기반을 닦고 있으며 영원군에서는 최진하씨(53·토건업)가 자신의 업체대표 명의로 지역인사와 주민들에게 연하장을 발송,이름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10여명의 출마가 예상돼 군지역중 가장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철원군 제2선거구의 경우 이재우씨(48·계림양조장대표)가 민자당 공천 탈락때엔 무소속 출마의사를 표명하고 연말연시에 연하장을 발송했다.
화천군의 정충수씨(38·농업)는 권경철씨(62·도정자문위원)와 제1지구에서 경합할 것이 예상되자 최근 주민등록을 제2선거구로 옮기고 지난해 10월 조직한 옛 공화계 모임인 거북동지회를 기반으로 경조사·노인잔치 등에 얼굴을 내밀며 주민 접촉을 활발히 전개중이다.
홍천군에서는 민자당 중앙상무위원인 장원준씨(61·13대 총선출마·민주계)의 공천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황승모씨(55·고려화재보험소장)가 최근 민자당에서 탈당,지지자를 규합하며 도전장을 내고 있으며 3당통합에 합류하지 않은 구공화당위원장 조일현씨(39)도 13대 총선때 차점 낙선한 지지기반을 활용,출마할지가 관심거리다.
탄광촌을 끼고 있는 정선군지역은 3명 선출에 10여명이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고한·사북지역에 홍금웅(51·전전국광산노조위원장)·김종국(49·세원탄광노조위원장)·이귀택(58·효성광우회장)·장세현(50·삼덕탄광 대표)씨 및 삼척탄좌 노동조건개선추진위원장을 지낸 정운환씨(31·민중당정선지구당위원장)가 도전장을 내고있다.
명주군 주문진읍(제1선거구)의 경우 정인수(45·평민당 지구당위원장)·전순원(63·평통위원)씨 등이 출마채비에 분주한 가운데 이봉춘씨(60·도 오징어가공협회장)가 지난 연말 관내 극빈자와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백미 1백20부대를 전달하는등 표밭갈이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명주군 제2선거구에서는 염돈호씨(51·양묘업)가 부친이 면의원을 역임한 고향 사천면을 발판으로 민자당 공천을 향해 뛰고 있다.
삼척군 미로면 지역에서는 최준기씨(52·미로중 육성회장)가 출사표를 냈다.
한편 강원도내 출마예상자들의 연령분포를 보면 30∼40대가 40명선인데 비해 50대는 1백30명이 차지,이번 지자제선거에서 젊은층의 의회진출도는 낮을 전망이며 여성후보자의 당선율도 미지수다.<춘천=권혁용기자>
◎준비 어느 정도 되어가나/청사·조례개폐 완료
강원도는 지자제실시에 대비,지난해 3월 「지자제준비기획단」(단장 성기방 부지사)을 구성하고 그동안 지방공기업법 적용대상 기준에 관한 조례와 시·군 공유재산 관리조례 등 1백51건을 제정 또는 개정하고 16건의 조례 및 규칙을 폐지하는 등 1백67건을 정비했다.
이와 함께 기능이 상실됐거나 유사한 각종 위원회 77개를 폐지 및 통합·정비했고 도사무 54건을 시·군에 넘기는 한편 교통·환경위생·도시주택·노동 등 4개 분야(17개과 65계)에 2백75명의 인력을 시·군에 보강해 자치행정기반을 다졌다.
도는 지난해말 본관 뒤편에다 연건평 1천9백평(지하 4층,지상 3층) 규모의 새 건물을 신축,이중 지상건물 6백16평을 도의회 청사로 꾸몄다.
의회청사에는 의사당(1백20평)과 상임위원회사무실·의장실·부의장실·집행기관 대기실·소회의실·자료실·의원휴게실 등을 갖췄다.
시·군 의회청사는 도내 22개 시·군이 신·증축 14곳,기존 건물활용 8곳 등 2백평안팎 규모로 모두 확보,카운트다운만 기다리고 있다.
도는 올해 지자제예산으로 도의원 선거비 9억5천4백만원과 시·군 의원선거비 14억8천4백만원 등 72억8천4백만원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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