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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만전 공포… 지구촌에 먹구름/경제(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물가등 3중고에 또하나의 “복병”/전쟁나면 수출입 최소한 15억불 차질 우려
페르시아만에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면서 세계적으로 일시적인 경제공황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뉴욕·동경증시가 동시에 폭락장세를 보이는가 하면 국제유가는 치솟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경제 또한 사정이 편할리 없다.
그러잖아도 국제수지의 악화·성장 둔화·물가상승압박 등 3중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우리경제가 또하나의 복병을 만난 양상이다.
정부는 나름대로 이에 따른 비상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전국민이 지혜를 모아 총체적인 경제난국을 풀어가야 할 절박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기름값 부담 크게 늘어
○…상공부의 분석에 따르면 중동전이 터질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입은 당초 예상에서 최소한 15억달러,상황전개의 변화에 따라서는 56억달러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당초 목표보다 줄어드는 대신 유가추가부담이 필연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악조건속에 지난해 대일무역적자규모가 60억달러에 달해 1년전(39억9천만달러)보다 52.6% 심화됐다는 추계마저 나와 우리를 더욱 우울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때마침 한국을 방문한 가이후(해부준수)일본 총리는 대한 기술이전의 촉진과 경제협력을 약속했지만 과거 경험에 비추어볼때 구두선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자력갱생의 길을 모색하는 일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조업체 지원책 잇따라
○…페르시아만위기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일이긴 하지만 정부의 제조·수출업체에 대한 지원책이 하나 둘 나오고 있어 관련업계의 막힌 숨통을 다소 터주고 있다.
부동산투기등 사회정의차원에서 「현저한 과오」를 범하지 않는 제조·수출업체에 대한 법인세조사를 면제해 주겠다는 세무당국의 방침이 그것이다.
국세청은 그러나 그동안 분배구조 왜곡의 사례로 지적돼왔던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유사업자들에 대해서는 개별 세무관리체제에 들어가는 등 세정의 형평을 기하겠다고 선언,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장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고민을 덜어주겠다고 나서 기업인들의 경제마인드를 부추기고 있다.
올해안으로 전국 56개 공단에 8백2만평의 공장용지를 조성,분양함으로써 원활한 경제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자동차 엔진 자체개발
○…이같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방침에 화답이라도 하듯 국내기술에 의한 자동차 엔진의 개발이라는 낭보가 나와 업계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연간 근 1천억원씩 물어야 했던 로열티가 점차 줄어들게 돼 그만큼 우리경제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개인 서비스료 못올리게
○…공공요금의 잇따른 인상에 이어 목욕·숙박료 등 개인서비스료의 인상폭이 너무 크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의 종전가 환원을 지시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인플레심리가 팽배해져 서민들이 불안해하던 판에 한꺼번에 공공·개인요금이 동시 다발로 올라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공정거래위는 가격인상에 따른 담합을 문제삼고 있지만 85년이후 동결시켜 놓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물가상승을 부추겨놓고 개인업자들에 대해서만 절대선을 강요하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자율화라는 좋은 발판이 마련됐다고해서 마치 한풀이 하듯 가격을 인상시킨 업자들도 이웃사정을 차분히 살펴보는 아량과 인내를 발휘해야할 시점이다.<이춘성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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