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에 편지'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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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얼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로 순방을 떠나던 3일 열린우리당 당원에게 편지를 썼다. 청와대는 4일 홈페이지에 이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 요지.

"대통령의 직분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국정 수행에 대해 한나라당이 흔들지 않는 일이 없다. 정책적 대안도 없고, 대화와 타협도 거부한다. 비단 참여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소야대, 그것도 지역 구도하의 다당제와 결합된 여소야대라는 최악의 정치구도가 원인이다. 참여정부에서 연정은 불가능한 상태다. 연합정치는 한국정치 발전과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언젠가는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다. '차별화'와 '탈당'은 해답이 될 수 없다. 당적 문제를 이야기한 것은 임기 말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 전략과 탈당 압박 속에서 마침내 당적을 포기한 역대 세 분 대통령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내놓은 것이다. 영남당도 호남당도, 지역당은 안 된다. 정계 개편이나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지만 저는 '통합신당'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그리고 어떤 세력이 새롭게 참여하는지 들어보지 못했다. 다만 민주당이나 특정 인물이 통합의 대상으로 거론될 뿐이다. 결국 구(舊)민주당으로의 회귀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우리당의 진로와 방향은 정책과 노선을 어떻게 변화.발전시킬 것인지를 중심으로 논의돼야 한다. 그동안 우리당이 보여준 지도력의 훼손과 조직윤리의 실종을 바로잡는 노력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당 지도부나 대통령 후보 희망자, 의원 여러분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 당헌에 명시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정통적이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저도 당원으로서 당의 진로와 방향, 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노선에 대해 당 지도부 및 당원들과 책임 있게 토론하고자 한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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