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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한꺼번에 무섭게 뛴다/경기둔화까지 겹쳐 가정경제 “비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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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음식·코피·목욕·이발·숙박료 줄이어 인상
새해 벽두부터 물가 비상경보가 내렸다.
목욕료가 25∼60% 오른 것을 비롯,이발·숙박·코피·대중음식·쇠고기값 등이 전국에서 일제히 12∼30%씩 올랐다. 올해초부터 물가압박이 가중되리라던 예고는 있었으나 이처럼 기습적인 인상이 나타날 것으로는 당국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다음달에는 작년 11월 인상에서 제외된 경유·액화석유가스 및 벙커C유와 전기료 등 에너지 가격이 인상대열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 여하에 따라서는 기름가격 인상률이 몇십%가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다 지역별로 상·하수도요금까지 오르게 돼 있다. 올해는 전면적인 시장개방 파고속에 제조업 등의 경쟁력 약화로 경기가 더 둔화될 조짐인데다 물가고의 시련까지 겹칠 것으로 보여 서민생활을 꾸려나가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목욕료의 경우 1일부터 서울은 어른이 1천∼1천3백원에서 1천3백∼1천6백원으로,부산은 9백50원에서 1천5백원으로 각각 올랐다.
숙박요금은 서울이 2인1실 기준 하루 1만2천원(을류여관)에서 1만5천원,대전의 경우 1만3천원에서 1만5천∼1만8천원(장급여관)으로 뛰었다.
1일부터 쇠고기값이 자율화되면서 안심·등심 등 고급육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다방의 코피와 국산차값은 전국적으로 1백∼2백원,이발료는 2천원,세차비는 1천∼2천원,구두닦는 값은 2백원씩 각각 인상됐다. 김치찌개·된장찌개·비빔밥·설렁탕값 등 대중음식값도 2백∼3백원씩 올랐다.
마치 물가에 날개를 단 것처럼 모든 상품·서비스요금이 뛰고있다.
이에 다급해진 정부는 목욕자협회지회장회의를 열고 『인상은 하되 폭을 낮추라』는 식으로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며 인상률만 낮추려하고 있다.
정부는 독과점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금이 자율화되어 있으므로 당국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다고 한다.
물가 관련 당국은 그동안 인위적으로 억제됐던 각종 서비스요금등이 작년말 공공요금 인상에 맞춰 오름세를 타고 있으며 앞으로 전반적인 「조정」이 있은 다음에야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뾰족한 물가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지자제선거를 전후해 물가체계가 또한번 뒤틀릴지 모른다. 예상되는 고물가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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