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다 잘렸다"…파타야 '드럼통 살인' 고문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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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태국 경찰이 태국 파타야 저수지에서 시멘트로 메워진 검은색 플라스틱 드럼통 안에서 한국인 A씨(34)의 시신을 발견했다. 사진 카오솟 캡처

지난 11일 태국 경찰이 태국 파타야 저수지에서 시멘트로 메워진 검은색 플라스틱 드럼통 안에서 한국인 A씨(34)의 시신을 발견했다. 사진 카오솟 캡처

태국 유명 관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이 시멘트로 채워진 드럼통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들의 잔혹한 범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의 신체를 훼손하고, 가족에게는 피해자의 장기를 매매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 태국 수도경찰국 노파신 푼사왓 부국장은 전날 방콕 막카산경찰서에서 열린 합동수사팀 회의에서 피해자 A씨(34)의 시신의 열 손가락이 모두 잘린 상태였다고 밝혔다. 공영 PBS 방송은 “피해자의 손가락 절단 시기를 특정하려면 경찰병원 법의학연구소 분석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만약 사망 전에 손가락이 절단됐다면 고문의 일환, 사망 후라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태국 일간 꼼찻륵은 “경찰이 주변인을 조사한 결과 마약과 관련돼 있다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A씨의 태국인 여자친구 등은 피해자가 용의자들과 친분이 없었고, 방콕의 한 클럽에서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앞서 용의자 일당은 시신 유기 나흘 뒤인 지난 7일 A씨 어머니에게 “A가 마약을 물속에 버려 자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300만 바트(약 1억1160만원)를 몸값으로 가져오지 아들이 목숨을 잃는다”고 협박했다. 용의자가 A씨 어머니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돈을 내놓지 않으면 살해 후 장기 매매를 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 더 타이거는 전했다.

용의자들은 범행 뒤 파타야 숙소의 폐쇄회로(CC)TV를 모두 없앴다고 한다. 방콕포스트는 “세 용의자 모두 한국에서 전과가 있었다는 게 노파신 부국장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A씨는 지난달 30일 태국에 입국했다. 현지 경찰은 “지난 2일 방콕 후아이쾅의 한 술집에서 마지막으로 봤다”는 목격자를 찾았고, 이 진술을 바탕으로 주변의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3일 새벽 2시경 한국인 남성 2명이 A씨와 차에 타서 파타야로 이동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이튿날인 4일 오후 9시경 파타야 숙소 근처 CCTV에는 검은색 천이 덮인 픽업트럭이 숙소를 빠져나가 저수지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숙소 밖으로 나가 검은색 플라스틱 통과 밧줄을 산 뒤, 마프라찬 호수 인근에 1시간 동안 차를 세워두다가 숙소로 돌아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차량에 동승했던 2명을 포함해 한국인 남성 3명을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A씨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용의자 20대 이모씨를 12일 오후 7시 46분경 전북 정읍시에서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지난 9일 태국을 떠나 한국에 입국했으며, 경찰 조사에서 “공범과 함께 있었을 뿐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출입국 기록과 통화 내역 등을 통해 피해자와의 관계, 마약 관련성, 살해 동기, 범행 과정에서의 역할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또 다른 용의자 이모(27)씨와 김모(29)씨는 각각 캄보디아와 미얀마로 도망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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