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쭈, 이놈 수사 좀 하네”…尹 최애 후배의 파격 등장 ②

  • 카드 발행 일시2023.05.02

그해 봄도 물길을 따라 왔다. 수변 꽃봉오리의 마지막 기지개를 도와주던 봄은 큰 강의 위와 아래를 동시에 가로지르는 두 다리를 타고 상륙했다. 이내 대로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너울너울 흘러가더니 마지막 힘을 짜내 고갯마루까지 기신기신 올라갔다. 하지만 웬일인지 선뜻 그걸 넘지 못한 채 그 너머의 아래쪽을 주시할 뿐이었다.

봄의 시선이 머문 곳, 고개 아래의 ‘백색거탑’에서는 겨울이 채 꼬리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었다. 높다란 담을 둘러쳐 봄조차 오지 않는 동화 속 거인의 정원처럼 그곳은 을씨년스러웠고,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2006년 3월 그곳, 대검찰청 청사에서 수뇌부가 심각한 표정으로 머리를 맞댔다. 지난가을과 겨울,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이하 론스타 사건)의 본격 수사를 앞두고 ‘칼잡이’를 선별하는 중이었다.

먹구름이 드리워진 대검찰청. 중앙포토

먹구름이 드리워진 대검찰청. 중앙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