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공습 재개…피란민 대피 중 폭발음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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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6일 팔레스타인 피란민 140만 명이 몰린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에 대피를 지시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전투기 공습을 감행했다.

AFP통신은 가자지구 민방위 및 구호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날 대피 명령을 내린 가자지구 남부 라파 동부 두 곳을 전투기로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아메드 리드완 가자 민방위청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된 지역은 가자 국제공항 주변, 알-슈카 지역, 아부 할라와 지역, 살라헤딘 거리, 살람 인근 지역 등”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라파 피란민이 떠나는 동안 계속 폭발음이 들리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짐을 싸서 대피하던 한 팔레스타인 주민은 “가장 큰 집단 학살이 라파에서 곧 일어날 것”이라며 울먹였다.

앞서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라파 해안 소도시 알마와시의 ‘인도주의 구역’을 확대한다면서, 라파 동부에 머무는 주민들에게 이곳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에서 하마스를 붕괴시키기 위한 제한된 범위의 작전을 펼칠 예정”이라면서 “대피를 요청한 지역에는 피란민 약 10만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라파가 있는 가자지구 남쪽 국경과 13㎞를 접하고 있는 이집트도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5일 하마스가 라파 인근에서 이스라엘 남부 케렘 샬롬 국경검문소에 로켓 10여발을 쏴 사상자가 발생하자 하마스가 휴전을 원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라파 군사작전을 시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5일 밤 미국에 라파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마스는 지난 주말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된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서 이스라엘에 종전 논의와 이스라엘군 철군 약속을 요구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일시적 휴전은 가능하지만, 하마스의 종전(終戰)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2차 세계대전 당시 600만명에 이르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피해자를 기리는 국가 추모의날을 맞아 “끔찍한 홀로코스트 당시 세계 지도자들은 방관했고, 어떤 나라도 우릴 돕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이 홀로 서야 한다면 홀로 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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