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한 내 성격에 맞는 역 맡아 최선 다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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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최근 김혜수(21)의 얼굴은 밝다.
하이틴 스타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성인 연기자가 됐던 그가 최근 끝난 MBC 미니시리즈 『재미있는 세상』에서 칠칠한 또순이 역을 잘 해냈기 때문이다.
타고난 한국적 얼굴 모습 때문에 비장하고 한스런 역할을 많이 맡아 전형적인「청순 가련 형」이었던 김혜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젊고 밝고 건강한 저에게 가슴이 탁 트이는 역이었죠.』87년 김혜수를 시청자들에게 깊이 새겨주었던 KBS-TV『사모곡』에서부터 지난가을 끝난『꽃피고 새 울면』에 이르기까지 나이도 들고 세파를 겪은 듯한 이미지가 부각됐던 것이 다소 억울했었다는 것이다.
『영화·드라마·CF등의 출연요청이 쇄도하지만 여러 곳에 얼굴을 보이는 것보다 제 역량을 시험받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중3때 영화『깜보』로 데뷔했던 김혜수는 이제 겁 없는 야심을 스스럼없이 보인다.
『사실 연기자라면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보다 작품자체가 갖는, 작품이 연기자에게 부여하는 흐름에 잘 적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거죠.』
김혜수는 예쁘다는 것 외에 연기로 스타의 자리를 굳히겠다는 기세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대학(동국대 연극영화과)3년 생이 되는 김혜수가 나이답지 않게 연기생활 6년째 되는 중견급으로 접어들면서 우리에게 보여줄 가능성은 여러 가지다.
『극중에서 감수성이 예민하고 순발력이 빠른 젊은 현대 여자 역이 가장 어울린다』는 것이 방송제작진의 평이고 보면 그의 모습이 TV화면에서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은 밝은 건강함이 될 것 같다.
자기의 특성이「싱싱한」데 있기 때문에「핵산」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는 김혜수는 실로 90년대에 그에게「재미있는 세상」을 열고 있는 듯하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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