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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맛이 쓰네…코코아값 급등에 과자·아이스크림 등 인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원화가치 하락에 이상 기후가 겹치며 수입산 원재료에 의존하는 식품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가뭄과 이상 고온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카카오·커피·설탕 등의 가격이 고환율로 급등하고 있어서다. 기업들은 원재료 수입 가격을 따지며 가격 인상 카드를 내밀고 있다.

18일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 1일부터 초콜릿류 과자와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나마일드, ABC초코, 초코 빼빼로, 빈츠, 구구크러스터 등 17종이다. 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며 이를 원료로 한 초콜릿의 생산 단가도 함께 뛰었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기상 이변에 카카오 병해가 겹쳐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다”며 “중국의 초콜릿 소비량이 증가하는 등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코코아 재배량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코코아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코아 선물가격은 올해 초 47년 만에 종전 최고치(t당 4663달러)를 경신한 이후 연일 상승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코코아 선물가격은 t당 1만55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부 열대 해상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며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가나·코트디부아르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 중인 국내 식품업계는 환율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밀가루·설탕·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빵·과자·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영향을 받는다. 이들 기업들은 보통 원재료를 3~4개월치 선매입하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면에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경우 고환율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불닭볶음면’ 등 주요 제품의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8%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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