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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란산 드론 확보한 듯…한국 겨냥 ‘섞어쏘기’ 우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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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13일 무인기(드론)를 활용한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 이란과 러시아가 드론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한 신형 자폭 드론인 아라쉬 드론. [AFP=연합뉴스]

지난 13일 무인기(드론)를 활용한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 이후 이란과 러시아가 드론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등장한 신형 자폭 드론인 아라쉬 드론. [AFP=연합뉴스]

지난 13일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의 미사일·드론 ‘섞어 쏘기’를 놓고 북한과 이란 사이 무기 커넥션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북한의 도움으로 미사일을 개발하고, 북한은 이란산 드론을 통해 한국을 노린 드론 기술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반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지난 16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공개된 사진에 나타난 잔해를 토대로 추정하면 이란이 이스라엘 공습에 사용한 탄도미사일 중 일부는 북한제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 계열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북핵 차석대사도 “이란의 이번 탄도 미사일에는 북한의 원천 기술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이란은 1987년부터 북한의 스커드 B형과 C형, 노동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았다. 최근 북한과 이란 간 직거래는 뜸해졌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매개로 양측의 기술 교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조상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는 “북한 역시 도발 국면에서 미사일·드론을 섞어 쏘는 가성비 전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란산 ‘샤헤드’ 계열의 장거리 자폭 드론이 북한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샤헤드-136·131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활용하는 자폭 드론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측으로부터 자폭 드론 5대, 정찰 드론 1대를 선물로 받았다. 드론은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기술에 비하면 러시아가 반대급부로 이전하기에도 부담이 덜한 선물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이란의 사례를 참고해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섞어 쏘는 작전을 구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폭 드론으로 통신·전력 등 후방의 국가 중요 시설을 타격하고, 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로 군 핵심 시설을 노리면 방공망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장사정포 방어를 우선순위로 두면서 대드론 방공 체계를 보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소형 드론을 레이더로 잡지 못하자, 국민에게 ‘ePPO’ 드론 신고 앱을 배포해 전 국민을 대공 방어에 참여하도록 했다”면서 “이런 식의 디지털·아날로그, 민관군의 융복합형 대드론 체계를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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