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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포기 대가로 라파 공격 수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이 이란의 직접 공격에 보복하지 않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 작전을 수용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은 카타르 계열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 알자이드의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이집트 관리는 이 매체에 "미 정부는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격을 실행하지 않는 조건으로, 이스라엘이 이전에 제시했던 라파 군사 작전 계획을 수용한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 관리는 또 이스라엘의 라파 군사 작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난민 유입과 대규모 사상자 발생, 인도주의적 위기 등에 이집트가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하마스 부대 제거 완료를 위해선 라파 공격이 불가피하다며 강행할 의지를 보여왔다. 이집트와 접경한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엔 현재 가자 전체 인구의 약 60%에 해당하는 140만 명의 피란민이 몰려 있다.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 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를 만류해왔다.

그러나 이번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스라엘의 대이란 반격에 따른 중동 확전을 피하기 위해 미국이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는 의미가 된다.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의 공격 후 이스라엘에 대응 자제를 촉구해왔다.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스라엘에 수백기의 무인기(드론)와 순항·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미사일이 발사돼 군 고위 관계자 1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이란의 사상 첫 직접 공격 후 이스라엘은 여러 차례 재반격 의사를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대이란 대응 방식은 이스라엘이 주체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당초 지난 15일 이란에 보복하려 했으나 일단 유보했다고 외신이 보도하는 등 서방의 만류가 의사 결정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서방 일각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이 시간문제일 뿐 기정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이란군 고위 사령관은 이스라엘의 보복 예고에 '핵 카드'를 거론했다. 18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뉴스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핵 안보 담당 사령관 아흐마드 하그탈라브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위협은 우리의 핵 원칙과 정책, 이전에 발표했던 고려 사항을 모두 재검토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공격 등 재반격에 나설 경우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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