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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90년 국제무대서 떠오른 별 사라진 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이라크 군 침공에 쿠웨이트 왕조 날벼락|영국병 고친 대처 11년 집권 끝내고 용퇴|쿠데타 10년 집권 도대통령 반군에 피살|군부 등 공세로 회교국 첫 여성 총리 실각

<퇴장한 지도자>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2백34년간 쿠웨이트를 통치해 왔던 알 사바왕조의「마지막」 국왕이 될지 모를 운명에 처하게 됐다.
지난 78년부터 쿠웨이트를 다스려 오면서 아랍권에서는 드물게 의회정치를 허용해 왔었는데 이번 피침으로 왕정 붕괴는 물론 나라마저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
특히 이란-이라크 전쟁 때 이라크를 적극 지지, 1백50억 달러에 달하는 차관을 제공한 바도 있어 국제 정치의 비정함을 실감케 하고 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
60, 70년대「영국병」으로 상징되는 녹지 국가의 경제 실패에 힘입어 정치 일선에 등장했다. 총리 취임 후 각종 복지 예산 지출 축소, 국유 산업 민영화, 대 노동 조합 강경 대응 등 철저한 자유경쟁에 입각한「대처리즘」정책으로 영국병을 치유하는데 성공했으나 80년대 후반 들어 정책의 유연성을 상실, 영국 경제는 다시 고인플레·고금리로 인한 투자위축 등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대처리즘」의 경직화는 감정적 유럽 통합 정책·주민세 도입 등의 악수를 유발, 11년 집권을 마감시키고 영국 내 보수당의 지지기반을 크게 위협했다.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
지아 울 하크 전 파키스탄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민주 세력을 등에 업고 지난 88년 12월 회교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했으나 군과의 불편한 관계가 결국 화근이 돼 집권 20개월 만인 지난 8월 7일 전격 해임됐다. 굴란 이샤크 칸 대통령을 비롯해, 지아 전 대통령 추종자들의 집요한 음해 공작과 그녀에 대한 군의「불쾌감」이 맞아 떨어지면서 총리직에서 밀려났다.

<프라타프 싱 전 인도총리>
지난해 12월 2일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40년 네루 왕조」를 무너뜨리고 화려하게 출발했으나 유혈 사태로 치달은 힌두교-회교간의 종교 분쟁을 수습하는데 실패, 11개월 만인 지난달 8일 끝내 사임했다.

<루카노프 전 불가리아 총리>
믈라데노프, 릴로프와 함께 불가리아 공산당 개혁파 3거두의 1인으로 지난 2월 총리로 취임.
6월 실시된 사상 최초의 다당제 자유선거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공산당 재집권에 불만을 품은 야당세력, 그리고 극도의 경제난에 분노한 국민들의 항의를 받고 연정 구성을 시도했으나 실패, 야당 연합인 민주 세력 동맹(UDF)의 공세와 군중 시위에 밀려 지난달 말 총리직을 사임했다.

<마조비예츠키 전 파 총리>
자유노조 창립 때부터 바웬사의 오른팔 역할을 하다 지난 해 9월 자유 노조 주도 정부의 총리로 취임, 개혁 정책을 과감히 추진했다. 특히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급진적 시장 경제 개혁으로 살인적 인플레를 잡는 등 극적인 성과를 이룩했다. 그러나 개혁의 부산물인 실업, 생활 수준 저하로 바웬사와 대립하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3위에 그쳐 총리직을 사임했다.

<도 라이베리아 대통령>
28세의 육군 상사로 지난 80년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나 9월 9일 프린스 존슨 파 반군에 의해 피살됐다.
82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피살 이후 존슨 파 반군과 찰스 테일러가 이끄는 반군 및 잔류 정부군 등 3개 파벌은 11월 휴전 조약에 서명, 내전에 종지부를 찍을 전망을 높게 했다

<리가초프 소 농업담당서기>
소련 공산당 내 강경 보수진영의 리더로 시종일관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금년 7월 신설된 부 서기장에 도전했다가 이바슈코에게 패배,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다.

<이광요 전 싱가포르 총리>
영국유학에서 돌아와 변호사로 개업한 후 54년 노동조합을 기반으로 인민행동당(PAP) 을 결성, 총선에서 승리하고 영연방 초대 총리로 취임했다.
취임이래 31년간 줄곧 야당 세력이 태무한 상태에서 강력한 공업화 정책을 실시, 싱가포르의 오늘을 이룩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총리직을 사임했으나 곧 도입될 대통령제 하에서 초대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
지난 3월 동독 최초의 자유 총선에서 기민당의 총재로서 여론을 업고 승리, 좌·우파를 거의 망라한 대 연정의 총리가 됐다.
구 동독 정치인의 상당수가 그렇듯이 구 동독 비밀경찰 슈타시의 협력자라는 혐의를 받고 통일 독일 내각의 무임소장관·기민당 부총재 직에서 사임했다.

<니예르슈 헝가리 사회당 의장>
68년 헝가리 경제 개혁을 추진하다 반대파에 몰려 공산당 정치 국에서 축출됐다.
88년 5월 카다르 체제의 붕괴로 복귀, 지난해 6월 당 간부 회의장이 됐다. 사회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등 개혁을 추진했으나 지난 3월 총선에서 패배, 야당으로 물러앉았다.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중미평화 안」으로 지난 87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후 연임을 금지하는 헌법 규정에 따라 지난5월 퇴임했다.

<아운 레바논 민병지도자>
하라위 대통령과 주도권 다툼을 벌여오다 지난 2월 축출돼 프랑스로 망명했다.

<전 니카라과 대통령 오르테가>
지난 79년 좌익혁명이 성공하면서 집권했으나 지난 2월 선거에서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우익연합(UNO)의 비올레타 차모로 후보에게 패배, 권좌에서 물러났다.

<전 불가리아 의장 믈라데노프>
지난해 11월 지프코프의 27년 독재를 무너뜨린 불가리아공산당 개혁파의 선두에 섰던 인물. 그러나 지난해 7월 민주화 시위 당시 군 병력투입 주장 사살이 밝혀져 지난 8월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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