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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첫 재무장관회의…"엔·원화 과도한 평가절하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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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미·일 재무장관들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첫 3국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합의했다.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왼쪽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기획재정부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가운데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왼쪽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기획재정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일본 재무상은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주요 20개국(G20)의 약속에 따라 외환시장 진전 상황에 대해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중동의 안보 불안이 확대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달러 대비 원화와 엔화의 가치가 급락했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역대 네 번째로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 부총리는 회의에서 “최근 몇 년간 지정학적 긴장과 충돌이 갈수록 복잡화·일상화되며 세계 경제에 지속적인 충격을 주는 것을 목도해 왔다”며 “금융 측면의 불안에 대해 3국이 협력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동선언문에도 “우리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금융안정,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금융시장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편, 3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중국의 공급 과잉에 따른 공급망 문제를 비롯해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를 하는 상황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3국 재무장관들은 “공급망 취약성과 핵심 부문의 경제적 강압과 과잉 생산 등 다른 국가의 비시장 경제 관행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과잉 생산의 주체로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중국을 방문한 옐런 장관은 중국의 과잉 생산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옐런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회복력 있는 공급망 확대, 경제적 강압 대응, 제재 회피 방지와 같은 역내 및 전 세계의 주요 공동 목표에 대한 협력을 더욱 심화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부총리 역시 “안정적 무역·경제 질서를 위협하는 요소로 인한 공급망 교란 등에 대해 3국 간 긴밀한 대화와 연대를 통해 전략적으로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3국 재무장관들은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개발에 함께 대응해 각자의 독자 제재를 활용하고 조정할 것을 확인한다”며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러·북 상호 간 무기 수출 및 수입을 강력히 비판하며, 이러한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스즈키 재무상은 “국제 상황이 작년 8월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북한의 계속된 무기 시험과 중동의 긴장 고조를 포함한 도전들 때문에 더욱 복잡해졌다”며 “3국의 긴밀한 협력이 점점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등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제1차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등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이번 재무장관회의는 작년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3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미, 한·일 등 양국 차원에서 이뤄지던 금융·외환 협력을 3국 차원에서 확대·발전하겠다는 의도다.

한은 총재 "환율 안정 수단 보유"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참석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대담에서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며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킬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고,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며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외환 당국은 환율의 움직임과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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