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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 낙마… 시련 겪고 절치부심한 LG 포수 김범석

중앙일보

입력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2루타를 때려낸 뒤 포효하는 LG 김범석. 연합뉴스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2루타를 때려낸 뒤 포효하는 LG 김범석. 연합뉴스

시련을 겪은 김범석(20·LG 트윈스)이 돌아왔다. 체중 논란의 부담을 이겨내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범석은 지난 16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회 2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섰다. 우완 최이준을 상대한 김범석은 3루 라인을 타고 빠지는 2루타를 때려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4-1에서 6-1이 되는 결정적인 안타였다. LG도 7-2 승리를 거두며 5할 승률(10승 1무 10패)에 복귀했다.

김범석은 LG의 미래다. 경남고 시절 고교 최고 타격 능력을 뽐냈고, 2023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7순위로 지명됐다. 차명석 LG 단장은 김범석을 뽐으며 "앞으로 김범석이라는 고유명사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단장의 말처럼 LG는 김범석을 공들여 육성했다. 고교 시절 어깨 부상 때문에 첫 해엔 주로 퓨처스(2군)리그에서 1루수로 나섰다. 타율 0.286, 6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789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며 1군에도 올라갔다. 1군에선 타율 0.111(27타수 3안타)에 머물렀지만 데뷔 첫 홈런도 쳤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범석의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시켰고, 안타도 하나 기록했다.

프로야구 LG 포수 김범석. 사진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포수 김범석. 사진 LG 트윈스

2년차를 맞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계획이 가동됐다. 김범석은 1m79㎝로 큰 키가 아니지만 체중은 110㎏이나 됐다. 전지훈련을 앞두고는 이호준 QC코치까지 붙어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옆구리 근육 부상을 당했다. 염경엽 감독은 쓴소리를 하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범석은 지난 12일 1군에 올라왔다. 두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본 김범석은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대수비로 들어가 2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프로 데뷔 첫 포수 수비였다. 시즌 첫 타석에서 안타도 쳤다. 그리고 16일 경기에서도 2루타를 때려냈다.

염경엽 감독의 마음도 누그러들었다. 1루수보다는 포수로 커야 한다는 방침을 유지하면서 "편안한 때, 점수 차이가 많이 날 때 써보고자 한다. (주전 포수)박동원이 쉬어야할 때 한 번씩 스타팅으로도 내보내려 한다"고 했다.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는 LG 김범석. 연합뉴스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는 LG 김범석. 연합뉴스

김범석에겐 최고의 멘토도 있다. 현역 시절 '포도대장'으로 불리며 골든글러브를 3회 수상한 박경완 배터리코치다. 박 코치와 김범석은 맨투맨으로 훈련하고 있다. 김범석은 "박경완 코치님이 많이 알려주시고, 운동 스케줄도 정해준다. 거기에 맞춰 따르기만 하면 된다. 무척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제 일주일 정도 됐지만, 소중한 기회다.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이겨냈다. 김범석은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라 무척 속상했다. 선배, 코치님들이 한국에 돌아가는 날 '언젠가 올라올 테니 준비 잘하라'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그 말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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