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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에 고통스러운 보복”…전면전은 피할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스라엘이 이란의 무인기(드론)·미사일 공습에 대한 보복 의지를 밝힌 가운데, 반격의 방식과 시기에 국제 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전면전을 피하면서 미국 등 우방의 지지를 잃지 않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반격을 ‘초 단위’로 응징하겠다고 경고했고,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은 방어에 국한한다”며 선을 그었다.

15일(현지시간) 현지매체 채널12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확전 방지’와 ‘미국 등 우방에 대한 피해 최소화’라는 두 원칙하에 이란에 ‘고통스러운 보복’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전시 내각 각료들이 군사적 보복을 선호하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이 대응 방식 결정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이 “영리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반격을 위해 자체 운용 가능한 군사·비군사 자산을 검토하며 최적의 공격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군사적 방안으로는 이란혁명수비대 해외 기지와 이란 내 군사기지와 정부 시설, 석유 대상 시설에 대한 공격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전시내각이 검토하고 있는 ‘역내 더 큰 전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고통스러운 보복’으로 ▶이란 핵시설 공격 ▶이란 내 군사 시설 공격 ▶친이란 세력 공격 등을 이스라엘 측이 검토할만한 보복 조치라고 본다. 일부에선 이스라엘이 향후 보다 큰 이익을 얻기 위해 보복 조치를 늦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비군사적 방안으로는 사이버전,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등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은 4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대응이 제한적일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란 영토 밖의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시리아 민병대나 레바논 헤즈볼라와 같은 대리 세력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대응 시기에 대해선 이스라엘 측은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이 선택한 때에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만 말했다. 독일 DPA통신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나서기 전에 미국에 미리 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란은 곧바로 응징하겠다고 공언했다.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무차관은 “이스라엘이 재반격하면 이란은 일(日)·시간 단위가 아닌 초 단위로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한편 이날 이란 국영 프레스 TV는 지난 13일 이스라엘 본토 공습 때 이란 측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고, 이들이 모두 표적에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체는 “이스라엘과 동맹국들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 ABC 방송은 이란이 당시 쏜 탄도미사일 가운데 9발이 이스라엘과 미국 등의 방어망을 뚫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9발 중 5발은 네바팀 기지에 떨어지면서 C-130 수송기와 사용하지 않는 활주로, 빈 창고 등이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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