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원인 찾자더니…여당 당선인 총회, 자기소개하다 끝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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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가운데)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이 16일 22대 국회 당선인 총회를 소집했다. 국민의힘과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소속 당선인들이 모여 총선 패배의 원인을 짚고 대안을 찾아보자는 취지였다. 해외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운 일부 중진을 제외한 대다수가 여의도 국회 본관에 총집합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은 그동안 국민께 많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국민이 내려주신 회초리를 감내해야 한다. 22대 국회는 21대 국회보다 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비공개 세션에서 당 수습 방안과 관련해 몇 가지 제안이 나왔다.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당선인이 첫 발언자로 나서 “당 재건 과정에서 낙선자들의 이야기를 듣자.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낙선해 민심을 제대로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훈(서울 마포갑) 당선인 등은 잘못에서 교훈을 얻자는 취지의 ‘총선 백서’를 만들자고 건의했다.

윤 권한대행은 총회 종료 후 “낙선자들 모임을 19일쯤 추진하려 한다. 참석 가능한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 보고 할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7일엔 당 상임고문 모임이 열린다. 당선인들은 이날 ▶성찰과 혁신 ▶민생과제 대응 ▶당정 소통 강화 ▶의회 정치 복원 ▶통합과 단결 등 5가지 다짐을 담은 540자 분량 결의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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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총회는 당 지도부 공백 속에서 당을 어떻게 수습할지 논의하는 긴급 대책회의 성격을 띠었다. 그러나 오전 10시부터 2시간 남짓 진행된 총회는 새내기 당선인 자기소개에 절반가량이 할애됐고, 자유토론에선 100여 명의 참석자 중 8명만 공개 발언을 했다. 참석자 일부는 일정을 이유로 중간에 회의장을 떴다. 당선인들끼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포옹하고, 셀카를 찍는 모습도 보였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이럴 거면 왜 모였나”라고 했다. 재선의 배현진(서울 송파을) 당선인은 “오늘은 첫날이라 구체적 말들을 안 했다. 축하해야 되는 자리”라고 했다.

관심을 모았던 차기 지도부 구성 방식과 관련해선 당장은 ‘실무형 비대위’를 세우기로 결론이 났다. 이르면 6월, 2년 임기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 전까지 비대위가 당을 관리하자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주호영·정진석·한동훈 비대위에 이어 4번째 여당 비대위다. 윤 권한대행은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지도체제를 빨리 출범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혁신형 비대위를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새 비대위원장 인선은 미정이지만 윤 권한대행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공석이 되는 원내대표는 늦어도 다음 달 10일까지 경선으로 선출할 예정이다.

이런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5선의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여당 사상 이런 식의 참패를 본 적이 없다”며 “전당대회로 가는 실무형, 관리형 비대위에 플러스로 혁신이라는 단어가 반드시 들어가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 패배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할 건지 내부 자성과 국민께 어떻게 다가갈 건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5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당선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여성 당선인 10여 명과 차담회를 가졌다. 한 참석자는 “여성 당선인끼리 단합해 힘을 모으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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