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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서 이긴 김재섭 “기쁨은 하루뿐, 함께 고생한 청년들 낙선 뼈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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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강벨트를 벗어난 서울 강북 지역의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 당선인은 김재섭(37·서울 도봉갑)이다.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 당선인은 “영입 인재에 목을 매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청년에게 책임 있는 자리를 맡기고 정당한 보상을 하면서 정치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재섭(서울 도봉갑) 국회의원 당선인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김재섭(서울 도봉갑) 국회의원 당선인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그는 청년정당을 준비하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해 도봉갑에 공천받았지만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졌다. 당협위원장을 맡아 4년간 뛴 끝에 4·10 총선에선 안귀령 민주당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꺾었다.

김 당선인은 “기쁨은 하루 밖에 안 갔다. 함께 고생했던 청년 후보가 경선 혹은 본선에서 대거 낙마한 것이 뼈아팠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청년 정치인이 이번 총선에서 대거 낙선했다.
“영남과 서울 강남 3구 외 국민의힘 신인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는 사실상 없다. 인재 영입도 어렵지만, 영입한 인재가 당선될 만한 지역 자체가 제한돼 있다보니 인재영입→험지 낙선→정치 포기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반면 민주당은 장경태·전용기 의원 등 청년 몫으로 원내 진입한 의원이 안정적 지역에 공천을 받아 재선 고지를 밟았다.”
국민의힘이 ‘수포당’(수도권 포기당)으로 전락했다.
“불과 2년 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압승했다. 그때는 영남 정당이 아니었다. 잘했던 걸 복기하면 된다. 대통령실과 국민 생각의 괴리를 당이 바로잡고, 민주당이 지켜내지 못했던 정의와 공정을 관철하려고 했던 때로 돌아가면 될 것 같다.”
정치 신인은 생계도 고민이지 않나.
“4년 전에 첫 출마 땐 미혼이었고, 직업이 없어도 ‘설마 굶어 죽기야 하겠나’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하지만 이제 결혼도 했고, 곧 아내가 출산도 앞두고 있다. 다행히 글을 쓰거나 방송 출연 등 4년 동안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정규직 직장인이 원외 당협위원장을 하는 건 너무 어렵다. ‘부자만 정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치권의 ‘열정 페이’ 문화를 지양하고 책임 있는 자리를 맡기고 정당한 보상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22대 국회에서 어떤 의정 활동을 하고 싶나.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는, 말 그대로 정치를 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지금은 여당과 야당이 대화가 안 되고, 제도와 제도가 부딪히고 있다. 민주당은 무리하게 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실은 거부권으로 맞서면서 정치의 공간이 사라졌다. 또 여야의 젊은 의원들과 ‘위성 정당 방지법’과 같은 법안을 논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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